채식의 시간 - 조금씩 천천히 건강하게
이양지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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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요리 - 토마토 된장덮밥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먹을때마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를 반복한다. 가능한 고기를 배제하고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충분히 활용하자는 생각이다. 


오늘 멀리서 지인이 요리책 한 권을 보내주었다. <채식의 시간> (이양지, 2013, 김영사)이다. 요리책은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라지만 재료가 구하기 힘들거나, 조리 도구가 없어서 불가능한 것들이 많다. 한마디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아니면, 요리책 대로 근사하게 만들어 먹어볼 요량이면 재료비가 많이 들어 차라리 밖에서 사 먹는게 나을때가 많다. 


<채식의 시간>을 눈으로 훑어면서 느낀 것은 ‘해보고 싶다’는거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갖고 만들면 될 것들이다. 몇가지는 오븐이 없거나 재료를 구하지 못해 아쉬운 것도 있지만. 방학이라 집에서 잠만자고 있는 조카에게 “첫페이지부터 차례로 만들어 볼까?”하고 제안해보지만 시큰둥하다. 내 혼자 할 일이다. 


이 책은 ‘생활의 지혜’같은 내용들이 몇 있다. 가령 맛간장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법 같은 것 말이다. 시중에는 100% 양조간장을 구하기 쉽지 않거나 비싼데 눈에 쏙 들어온다. 그리고 대부분의 요리는 익숙한 재료를 이용한 것이라 마음이 가볍다. 


<채식의 시간>을 보며 얻은 깨달음 – 이것은 순전히 나만의 깨달음 – 은 모든 음식에는 재료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양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토마토 된장 덮밥”이다. 



먼저 된장찌개를 자작하게 끓인다. 거기에 토마토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아는 사람들은 토마토를 익혀먹는데 익숙하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얼굴부터 찡그리며 ‘토마토를 된장찌개에 넣어?’, ‘된장찌개의 맛이 시큼해지는거 아냐?’하는 눈치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방법은 – 이것 또한 정해진 법은 없다 – 말린 표고버섯이나 다시마를 넣고 물을 끓이다가 감자, 당근 등의 야채를 넣고 끓인다. 익을 때 즈음 된장을 풀어 넣으면 된다. 


오늘은 햇고사리가 있어 그것을 조금 볶았다. 기름을 살짝 두르고 물에 불린 고사리를 넣고 볶다가 다진 마늘과 간장을 조금 넣고 더 볶았다. 고사리볶음은 이것으로 끝.


자, 이제 준비된 재료들을 밥 위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밥 위에 된장찌개를 살짝 올린다. 토마토 된장찌개를 말이다. 그리고 고사리볶음을 올리고 쑥갓을 올렸다. 


천지만물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리고 맛을 볼 시간. 평소에 밥보다 다른 재료를 더 많이 올려 먹기 때문에 간을 맞출 때 약간 싱겁게 맞추어야 한다. 역시 오늘도 재료가 많다. 밥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토마토는 토마토대로 식감이 살아있다. 식후에 먹는 과일로서의 맛이 아니라 음식에 섞여 있는 식재료로서 말이다. 약간 새콤하고 달콤한 것이 연하게 입안에 퍼진다. 고사리는 채취한 후 삶아서 말린 것을 다시 삶아서 물에 불려서 조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산에서 막 뜯어다가 입에 넣은 부드러움이 그대로 있다. 다른 생 야채는 그대로 풍성한 맛을 준다. 오늘 밥은 현미 옥수수밥이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촉감이 살아있네~. 


세상에 없는 요리, 오늘 처음 만들어 맛 본 것 치고는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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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의 시간 - 조금씩 천천히 건강하게
이양지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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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오솔길이다. 그동안의 요리책과 다른 것은 숲속에서 눈감고 긴 숨을 들이마시는 상쾌함이 있다. 쉽다. 첫페이지부터 차례로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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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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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아버지의 자유에 대한 몸부림이다.

 


여름이 오고 있다. 불볕더위가 예상된다고 일기예보는 여러번 강조하지만 귓등으로 흘린다. 며칠 전 비가 온 뒤 잠깐 더웠다가 내내 흐리다. 저녁으로는 춥다. 하나 둘 퇴근들 해서 모여든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각자 시간이 되면 돌아온다. 집으로, 가족들이다. 뚜렷한 목적으로 가지고 모여서 가족을 이룬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의 역할을 맡게 되고, 톱니바퀴마냥 크고 작은 역할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매일의 일상이 똑 같다. 아침에 겨우 눈을 뜨고, 부랴부랴 출근준비해서 나갔다가 저녁되면 돌아온다. 휴일이거나 주말이 되면 간혹 그 질서가 달라지거나 무너지기도 한다. 또 어떤 모임이 있어 들어오는 시간이 조금 달라질 뿐, 큰 틀에서 바뀌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

 

소설《소금》을 읽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그동안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탈의 여정에서  만났다. 그동안의 일상이 ‘새로움’과 ‘다름’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위기’이자 ‘두려움’이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며 누나집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며 ‘그들의 가족’을 새롭게 바라본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라짐’에 대해 막내 딸이 찾아나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끝간데 없는 소비욕망의 상징으로 아내와 자식들은 자본이 주는 단맛을 위해 아버지에게 빨대를 꽂고 살아가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외로움으로 의도적으로 숨어버렸고, 새 삶을 살고 있다.

 

아버지 선명우의 과거 어린시절의 삶과 사랑, 이후 돈버는 기계로 살아가는 이 땅의 아버지1, 아버지2, 아버지3과 같은 존재, 핏줄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새 삶에 대한 이야기다.

 

오직 자기를 찾기 위해 떠난 ‘가출’이 가족속에서 돈 버는 기계로만 살아가는 자신의 ‘외로움’때문이었다는 선명우의 삶에서 이 땅의 아버지1, 아버지2, 아버지3...아버지100은 떠나지 못하는 ‘망설임’을 같이 보았다. 아내 때문에, 자식들 때문에, 가족 때문에... 라는 끈끈하고 감동을 줘야만 하는 ‘핏줄’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젊은이를 위한 소설’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버지’들이 보아야 할 책들이다. 물론, 아내들은 ‘내 남편’의 삶과 생각, 외로움이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아이들은 ‘우리 아빠’의 고뇌에 대해, 나아가 자신들이 꽂아 둔 ‘빨대’를 들여다 볼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자신의 온 몸에 꽂힌 ‘빨대’를 발견하지 못하고, 발견하더라도 사명감으로 스스로를 죽여가며 헌신하는 아버지들은 다르다. 자신을 바로 보아야 하고, 사회구조를 바로 직시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사명과 역사로 묻어버리기에는 자신의 삶을 너무 초라하게 만든다.

 

실밥터진 메리야스를 떠올리는 첫사랑의 알싸한 추억이 있고, 평생을 간직해 온 그 사랑이 있고, ‘가족’이라는 것은 ‘핏줄’이 아니라 ‘관념’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다시는 결혼하고 싶지 않고, 더더욱 아빠가 되는 것은 싫은 남자의 책임도 읽을 수 있다. 누가 누구를 비판하고 뭐라 할 수 없는 가슴먹먹한 사랑을 읽을 수 있다. 따뜻하다.

 

한 남자와 여자에 대한 책임감으로 부부의 연을 맺고, 다시 한 공간에 모여 사람들이 가족을 이루고 산다. ‘가족’이라는 끈끈함을 이유로 지금 여기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묻어버릴까. 과연 나는 지금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자신만의 삶을 산다고 하지만 그런 관념의 거짓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고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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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생 학교 - 아토스 산에서 트로이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질문
조현 지음 / 휴(休)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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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생학교 리뷰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의 인생이다!








<그리스 인생학교> 책을 처음 만났을때 두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하나는 파란 하늘과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계단이 가슴을 펑 뚫어주었다. 평소에 스트레스라는 단어와 나와는 별개이며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그동안 나의 거짓 모습에 속았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조금 과장을 섞어 표현하자면 물에 젖은 솜 무게를 어깨에 매고는 애써 태연한척 살아온 것이다. 표지는 단순히 가슴을 펑 뚫어주는 일차적인 기능을 했다면, 그 안에 담긴 내용들 - 특히 각 장에서 시작하는 16가지 물음들-이 내 안의 나를 들추고 밖으로 끄집어 내는 역할을 했다. 


이 책을 만났을때 느꼈던 또 다른 하나는 '인생학교'라는 다소 답답한 제목이 불만이었다. 무슨 무슨 '학교'라는 말만 들어도 요즘 아이들이 안고 살아가는 답답함이 느껴지고, 또 내가 그렇게 살았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 오를 뿐이다. 물론 재미와 추억이 하나도 없는 깜깜한 지하생활을 한 것만은 아니지만 '학교'라는 이미지가 내게 던지는 불온한 이미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책을 들추어 읽으면서 서서히 빠져들어가는 속도는 김훈의 <남한산성>을 처음 만났을때의 충격같은 것이었다. <남한산성>은 역사에 대한 소설을 간결한 문장으로 어찌 그리도 가슴을 팍팍 울리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스 인생학교>는 마치 함께 옆에서 걷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하고, 함께 실린 사진들을 보면서 하나도 놓치지 않는 감수성에 놀랐다. <남한산성>이 짧은 글의 묘사를 통해 손에 잡힐 듯한 생생한 현장을 표현했다면, <그리스 인생학교>는 함께 성큼 성큼 걷다가도 툭 던지는 철학적 질문에 깊은 사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글들이다. 과거의 오랜 역사를 끄집어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살아서 펄떡이는 나의 문제로 바로 갖다 대었다. 피할 수도 없고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경쟁과 갈등의 피비린내 나는 삶의 현장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들을 쏟아내는데 어떻게든 '변명'이라도 던져가며 스스로를 방어할 수 밖에 없는 살아있는 언어들이었다. 


불교의 옛 선사들이 언어 이전의 언어에 대해서 묻고 답하는 것을 선문답이라고 하듯, 이미 말을 하는 순간 틀린 것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를 이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콱 막혀 깜깜한 절벽에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때 진정한 화두가 된다고 하듯, <그리스 인생학교>에서 던지는 '지금 여기'에 서 있는 '나'에 대한 질문들은 그런 것들이었다.   


그리스는 '신화'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아득한 나라로만 인식하다가 최근에는 '경제위기'로 젊은이들의 대규모 시위대을 보면서 '먹고 사는' 현실의 땅으로 인식된 것이 전부다. 우리들이 '상식'이라고 하는 많은 것들 가운데 이놈의 '신화'에 대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세계사, 그리스 신화 등은 제껴두고 있었다. 중학교때 세계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부분적으로 다루는 각 나라의 역사가 하나로 꿰어지지 않으면서 포기하다시피 했던 것이 이유고, 그리스 신화는 그 수많은 신들의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도저히 읽어 넘어갈 수 없어 포기한 것이 또 하나의 이유다. 오죽했으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다가 포기했겠는가. 이 모든 것이 중고등학교때 일어난 것이니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탓하며 내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변명을 하면서도 끝내 다시 잡지는 못했다. 


 <그리스 인생학교>도 그리스를 담았다고 하니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책을 잡았고, 억지로 반 정도는 읽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책을 읽었다. 위에서 말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살벌한 '질문'들을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대로 얻어 맞으면서 빨려들어갔다. 


각 장의 제목보다 각 장에서 부제로 설정되어 있는 질문들이 나에게는 더 다가왔고, 그 문제를 나는 어떤 식으로 받아내고 있는지 자문자답하면서 함께 걸었다. 언젠가 가만히 사색의 시간이 필요할 때 나도 그 곳을 찾아가보겠노라, 혹시 지금의 저자는 다시 그리스로 갈 생각은 없는것인가? 여기에 담긴 코스대로 '순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눈물흘리며 열광할텐데, 간혹 밤마다 여기에 담긴 그리스의 이야기를 조금씩 흘리듯 들려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하는 등 갖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한편으로 부럽고 질투하면서 글을 읽었다. 


저자가 그리스를 순례하면서 스스로에게, 또 글을 읽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여기 그대로 옮겨놓는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이것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미칠뻔 했다. 나를 넉다운 시킨 것은 화려한 그리스 신화도 아니고, 아름다운 풍경도 아니었다. 바로 이 질문들이 이 책의 '존재의 이유'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나는 과연 버려야 할 것을 버렸는가?

당신과 내가 편히 쉴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자족을 모르는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신들의 질투와 분노는 인간적 욕망의 투사인가?

죽음은 필멸의 고통인가,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인가?

미래의 비밀을 푸는 주인공은 누구인가?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당신은 어떤 노력과 훈련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온전히 당신 자신이었던 적이 있는가?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조르바처럼, 당신도 자유를 위해 삶을 바꿀 용기가 있는가?

삶에 지친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한 적이 있는가?

나를 위해 치유의 손을 내밀어줄 자 누구인가?

그리스도가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우리도 약자를 사랑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가?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는 ‘트로이의 목마'는 무엇인가?


종교전문기자와 함께 떠나는 그리스 문명 답사기. 

차라리 그럴듯하게 신부님이나, 목사님, 아니면 특별나게 스님이 안내하면 했지 무슨 '기자 나부랭이'가 기사를 쓸 일이지 그리스 문명을 답사하고 안내를 한단 말인가. 아니면 육하원칙에 맞춰 사건사고를 있는 그대로 나열하듯 리포터정도로 그리스를 스케치하려나. 비아냥거리듯한 첫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은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단언컨대 한국에서 이만큼 그리스를 잘 안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찬성만 하지 않을 사람들도 있겠지. 최근에는 박경철 원장의 <문명의 배꼽, 그리스>라는 책이 나왔지만 쉽지 않다. 이 책을 폄하하려는 뜻은 아니지만 그리스 자체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것은 책도 많고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신화의 역사, 과거의 땅을 지도보듯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발 딛고 서 있는 자신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현재 삶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것은 일부 종교인들이 가능할텐데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불교와 기독교를 넘나들며 서양과 동양의 지혜를 수용성으로 아우를 수 있는 이 몇 되겠는가. 


그리스 신화를 통해 불교의 경전을 이해하고, 수도자의 자기 고행과 기쁨의 여정을 붓다의 삶과 비교하며 풀어헤친 그리스 여행기는 지역적으로 유럽, 그리고 그리스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를 '매개'로 하여 예수의 음성, 붓다의 가르침에 더욱 가까이 가려는 수도자의 글이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찬사를 아끼지 않을 책이고,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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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 2.0 청춘, 액션이다
법륜.김제동.김여진 지음 / 월드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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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2.0~ 행동을 디자인하다
 
지난 해 Daum아고라에 <청춘콘서트2.0> 동영상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길지않은 영상이었지만 큰 내용을 담고 있었다. <청춘콘서트2.0> 책이 나오자 마자 읽었다. 짧은 동영상에서 담지 못했던 전체 내용이 마치 동영상보듯~ 현장에 앉아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을 주었다.

법륜스님이 <행복>을 주제로 청년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에서 마음이 읽혀진다. 그 어떤 이념논리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한 사람이 <지금 여기>에서 바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걱정하고, 염려한다. 김제동은 이웃집 형, 오빠가 되어 청춘들이 갖고 있는 아픔을 공감하고 다독여준다. 김여진은 현실문제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들과 청년들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철수, 박경철의 <청춘콘서트1.0>은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 희망을 주는 시간이었다면 법륜, 김제동, 김여진의 <청춘콘서트2.0>은 청춘들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까지 <청춘>들을 위로 하는 책들이 많이 나왔고, 관심을 끌었다. 아마도 힘들고 지친 청춘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위로하며 달래기도 한다. 아마도 지치고 힘든 청춘들이 많이 위로 받고 치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청춘콘서트2.0> 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청년들이여! 가슴을 녹이던 달콤한 위로의 말들과 과감히 이별을 선언하라.>
 
<청춘콘서트2.0>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액션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위의 저 말이 크게 공감되고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청춘콘서트가 진행된 2011년의 이야기라지만 이 땅에 살고 있는 젊은 청춘들이 갖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책은 청춘들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중학생은 조금 빠를 듯 하지만 고등학생부터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 대학생을 비롯한 30대 중반까지 이 땅의 청춘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읽고 스스로를 성찰하고 세상을 움직일 준비를 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갖고 있다. 40-50대까지는 이 책을 통해 청춘들이 고민하는 접점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 젊었을때는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것 신경쓸 시간이 어딨어?>라고만 하지 말고 읽어라. 허경영의 현상에 <재미>로 반응하는 청춘들을 향해 <진지한 반응>을 하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청춘 나부랭이들의 말장난 같은 가벼운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내용이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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