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행복한 인생의 첫 단추 나비 4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12월 8일자 일간지 기사에 <손자・손녀 돌보기 배우는 할머니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부부이혼률 50%가 넘는 나라, 저출산율을 자랑하는 나라 - 대한민국의 현 주소입니다. 또 요즘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게 현실이고, 어느 통계를 보면 부부가 서로 맞벌이를 원하는 것이 아닌경우보다 월등히 많은 것을 본 적 있다.

서초구와 구로구에서는 ‘예비할머니 교실’을 열었다는 소식이다. 참가한 할머니 중 한 분은 “애 키운 지 하도 오래돼서 어떻게 키웠는지 다 잊어버렸다”, “오새 애들 키우는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내 방식은 구식이라는 소릴 듣는다”고 한다. 최근 한 취업포털사이트 조사에 의하면 맞벌이 직장인 4명 중 1명이 친정이나 시댁에 자녀를 맡기고 있다고 한다.

각종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직장인의 70.9%가 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고 한 취엄포털사이트 설문조사에서 48.6%가 ‘부모 도움 없이는 맞벌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통계청 자료 ‘일하는 엄마’ 자녀의 30%정도가 조부모손에서 크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외할머니 밑에서 컸다고 소개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시점에 조손(祖孫) 양육에 의존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가족행복 이야기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법륜스님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아이가 사춘기시절을 지나면서 폭력적으로 바뀌고, 컴퓨터 오락만 하거나 대인기피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질문한 어느 가정주부에게 현장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봐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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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여러분들이 남녀평등을 법률적으로만 따지지 말고, 마음에서 의지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주인으로 여러분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나 며느리가 직장생활 한다고 손자, 손녀를 봐주는 일을 해서도 안됩니다. 손자를 봐주면 일시적으로 좋은데 그 손자는 자기가 태어나서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권리, 그것을 뺏기는 겁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자기를 위해서는 직장도 그만두고, 아무리 높은 직위도 버리고, 명예도 포기하고 자기를 우선시하는 그 <사랑>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있습니다. 어릴 때 이 ‘사랑’을 받아야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고파병’에서 해방될 수 있어요.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것을 뺏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팽개치도록 돕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등에 업고 직장을 다니든지 직장에서 휴가를 내든지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라면을 끓여먹고 살 마음이 필요하고, 셋방에서 조그마하게 살 마음이 필요합니다. 애가 세 살 될 때까지는 부모는 감수해야 합니다. 아이를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렇게 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자녀들이 이제 결혼했으면 자기들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옆에서 ‘아이구 내가 애 봐줄게, 직장 다녀야지~’하면서 어쩌라 어쩌라 합니다. 또 그러면서 잔소리를 엄청 합니다. 성인이 된 자식들에게는 정을 끊어주는게 최고로 자식을 사랑하는 길입니다. 원망을 해도 괜찮습니다. 간섭을 함으로 해서 원망으로 원수되는 경우는 있어도, 얼굴 안 본다고 원수되지는 않아요.


형제간에 돈 빌려 달라 할때에도 안 빌려주고 원수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못갚으면서 원수가 됩니다. 안 빌려주면 조금 미워하고 섭섭해 할 수는 있지만 천천지원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유산 때문에 형제간에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산이 적으면 싸울 일이 없습니다. 자식들은 적당히 공부시켜 키워주고 끝내야 합니다. 남은 유산은 사회로 환원해야 내 자식들이 화목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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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은 또 갓 태어난 아이에게 있어 <엄마>라는 존재는 낳아준 존재의 의미보다 <길러 준 존재>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사회적으로 맞벌이 부부는 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이 속에서 자라는 아이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 사랑을 받을 권리를 뺏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법륜스님은 “아이가 생기면 여자로서의 권리보다 엄마로서의 의무가 먼저”라고 당부하듯 이야기한다. 

<예비 할머니교실>에서는 신생아 관리교육, 모유 수유를 통해 아기 재우는 법, 목욕시키는 법, 열날 때 대처법 등 기본적인 관리법을 배운다고 한다. 또 신생아 응급처치 교육과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예방관리를 통해 아이가 동전을 삼키거나 음식물을 삼키다 목에 걸려 숨을 못 쉴 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배운다. 이러한 내용을 예비, 또는 진짜 할머니들이 임신한 딸이나 며느리와 함께 교육받는다면 좋은 일이다. 실생활에서도 필요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비 할머니 교실>이 아니라 <예비 엄마교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 본다.  


가족
 

법륜스님이 쓴 <가족>이라는 책을 권해본다. 얇고 작은 책으로 연하북으로 만들어진 책인데 연말 카드대신 작은 책을 선물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누구나 안고 있는 가족간의 문제와 해답을 담고 있어 연말연시 새롭게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

▲ 표지를 거꾸로 열면 카드처럼 메시지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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