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과 608일동안 나눴던 애틋한 사랑과 추억 담은 책 발간
비공개사진 포함 결혼사진 등이 수록

1.
영화배우 장진영의 죽음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국민배우 최진실의 죽음이후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정시키기도 전에 잇다라 장진영의 죽음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스캔들이라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이 애도의 물결을 이뤘다.
아이돌스타도 아니고, 팬층이 두텁지는 않은 듯 하다. 더구나 장진영은 시대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서의 위치를 갖고 있지도 못하다. 그렇지만 영화배우 장진영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고, 그렇기에 그녀의 떠나감을 아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2.
책이 한 권 나왔다. 이 책은 그녀의 곁에서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남편 정균씨의 삶의 여정이다. 40이 넘은 사업가이면서 바쁘게 살아간다는 핑계로 결혼준비가 늦어졌지만 친구소개로 장진영을 알게 되고, 그 이후 그는 20대의 설레임으로 삶이 바뀌어간다.
그들은 매일 문자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카페에서 집에서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갔다. 20대의 연인이 한 번 쯤 꿈꾸면서 데이트를 하는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장진영이 영화배우라는 공인이라는 위치 때문에 쉽게 대중들 속으로 노출할 수 없었던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정균씨의 세심한 배려속에 서로의 사랑을 키워나간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미묘한 심리변화와 오해로 인한 서먹함은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도 한다. 만난 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때 암 진단을 받고 그들은 절망속에서 또 다른 희망을 키워나간다.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설레임이라면 암진단 후 병실을 지키며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 은 아름다움이다. 글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시시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결말이 있기까지의 과정이 우리 가슴에 아름답게 숨쉬는 것 같다. 마치 새벽의 찬 공기를 폐부속으로 깊숙이 들이마시는 상쾌함이랄까, 사랑하려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3.
그러나 지금 시기에 이 책이 발간되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생각이 떠 오른다. 먼저 장진영의 사진과 정균씨와 함께 데이트하던 사진, 공개되지 않았던 결혼식 사진 등이 함께 실려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 행간에 숨어 있는 사랑의 감정 너머 애틋함을 더한다. 그야 말로 한편의 영화를 책으로 옮겨 놓은 듯한 가슴설레는 러브스토리다.
4.
가슴설레는 러브스토리. 그래서 환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특히 연애를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젊은 여성들이라면 그런 정균씨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고, 또 남자라면 그런 장진영씨 같은 매력에 가슴설레임을 담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랑하려면 이렇게’라는 지침서로서 아주 적합할 것이다.
책 출간과 관련해서 세간의 비판도 많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저자 김영균씨는 프롤로그에서 책으로 출간하게 된 이유를 몇가지 정리해서 말하고 있다.
첫째 : 배우 장진영이 영화인으로 영원히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둘째 :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장학금을 전달을 유언으로 남겼는데 이러한 삶의 의미와 메시지를 이어가고 싶었다.
셋째 : 이 책을 통해 암투병에 있어 무분별한 치료에 휘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었다.
넷째 : 결혼서약을 한 남편의 의무로서 사랑이 갖는 가치와 의미에 무게를 실었다.
5.
처음 만나서 끌리는 상대에게 문자를 보내고 편지를 쓰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는 설레임이 그대로 묻어난다. 당찬 모습만 보이며 살다가 어느날 <여자이고 싶다>라는 말을 하는 한 배우의 설레임도 느낄 수 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여행을 떠나 음식을 함께 만들고, 문화생활의 여유를 맛보고, 등산과 스쿠버다이빙 등의 휴식같은 사랑을 나누는 여정은 영상을 보는 듯 하다.
또 위암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더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들은 마치 멈추어버린 듯 하다. 치유를 위한 여행을 통해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다시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는 남편 김영균. 그렇게 혼인신고를 한 지 4일반에 아내 장진영은 세상을 떠났다.

MBC의 미니시리즈 <보석비빔밥>을 재미있게 보고있다. 서민가정 궁씨 집안의 자녀들이 각각의 개성있는 연기를 하며 각자의 사랑을 만들어가고 있다.
첫째딸은 우연히 세들어 온 남자와 식당을 동업하며 친절함과 세심한 배려로 사랑을 키웠는데 홀연히 떠나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큰 기업을 운영하는 부잣집 아들이다. 둘째딸은 간호사이지만 의사와의 연애가 깨지고 다시 출가하기 위해 온 미국인이 미국에서 큰 호텔을 경영하는 부잣집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큰 아들은 떡집 딸과 결혼을 했는데 떡집이 단순히 구멍가게가 아니라 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이라는 교수의 딸이다. 넷째 아들은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같은 반 여학생이 부잣집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한다.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연애와 결혼의 기준이 <돈 많은 집>이라는 것에 모든 것이 용서되고 넘어가고 지향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 장진영과 사업가 김영균씨의 만남과 사랑이 보통사람들의 일반적인 만남이 아닌 것이 조금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분명 김영균씨가 말하는 사랑의 조건이 <돈과 명예>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을 통해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아마 책 속에서도 5년전에 만났으면 어땠을까?하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애틋함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들에겐 진실한 사랑이었고, 세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게 사랑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연애와 사랑이야기를 맛깔나게 전하지 못하고, 무슨 평론하는 것 처럼 읽혀지네.
조금이라도 마음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고 이혼하는 요즘의 세태에 새로운 경종이 되고 아름다움과 행복을 전하는 메시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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