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바꾸고, 망가뜨리나
카라 스위셔 지음, 최정민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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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기술이 일상이 된 시대에, 실리콘밸리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하셨던 분들께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 책은 테크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가 30년 넘게 실리콘밸리를 취재하며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회고록이에요. 부제목은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바꾸고, 망가뜨리나’인데요, 말 그대로 많은 이들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냅니다.

카라 스위셔는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에서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아는 테크 거물들과 직접 만나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풀어놨어요. 그들의 천재성과 동시에 위험한 면모(심하게는 무능함...)까지도 함께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기술 발전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어요. 플랫폼의 성장은 거대 권력을 만들었고, 그 안에서 윤리와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함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카라 스위셔는 테크 업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제시하고 있어요. 규제의 필요성, 책임 있는 혁신, 그리고 기술이 사람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어요.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느낀 건 아이러니였어요. 실리콘밸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거창한 구호로 시작한 곳이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구호는 점점 허울뿐인 말이 되고, 권력과 돈이 중심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마크 저커버그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처음에는 이상주의자로 출발했을지 몰라도, 결국은 수많은 이익과 정치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카라 스위셔가 그들을 미워하거나 무조건 까내리기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녀는 업계 사람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실망하고 더 분노한 것 같아요.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책임을 더 무겁게 느끼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사람이 기술 업계를 취재해 줘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카라 스위셔는 단순히 정보를 전하는 기자가 아니라, 업계에 대한 애정과 분노, 기대와 실망을 모두 꾹꾹 눌러 담아 이 책을 썼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은 원래 제목인 BURN BOOK처럼 정말 ‘태워버리고 싶은’ 업계의 위선과 거짓말, 권력의 민낯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어떻게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려는 시도이기도 했어요.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우리 사회의 플랫폼 문제, 정보 불균형, AI 윤리 문제 등으로 생각이 뻗어나갔어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술이 과연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라는 질문도 던져보게 되고요. 사실 저도 테크 뉴스나 혁신 기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동안은 너무 표면적인 것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카라 스위셔의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은 우리가 살아가는 기술 중심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묻는 책이에요. 누구보다 테크에 정통한 사람이 이렇게 강하게 ‘문제 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읽고 나면 내 스마트폰, 내 SNS 계정, 내가 쓰는 어플들을 다시 돌아보게 될 거예요. 기술에 대한 하나의 각성문이자, 진짜 ‘사랑의 잔소리’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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