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문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9
앙드레 지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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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읽기 시작하면 책을 놓을 수가 없을 만큼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이 자기 희생의 이야기는 나에게 고뇌와 동시에 자아도취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전편에 넘쳐 흐르는 서정적 아름다움에 도취해 알리샤의 슬픈 마음씨에 눈물을 쥐어짜는 것만으로는 이 작품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듯 너무나 순수한 사랑의 추구! 그러나 사랑을 논리적으로 반성할 때 현대에서 사실상 사랑이 성립되기 어려움을 알리샤의 사고를 통해 작가는 지적하고 있다. 결국 그넌 이작품에서 비 인간적인 자신 희생의 허무함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지드는 알리샤가 일생을 바쳐 좁은 문을 통해 천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그것은 결국 신에게 조롱당한 것임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작품 속에서 제롬은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알리샤의 미덕을 정상으로 끌어올려 둘이서 좁은문으로 들어갈 수 있어리라고 생각했으나 마침내는 그것이 실현 불가능의 이상에 불과했었다는 점을 깨닫는다.

철저한 금욕주의로 다져진 알리샤의 마음. 그런 알리샤의 마음은 제롬에게는 들어가기 힘든 좁은문의 양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알리샤의 철저한 금욕주의는 천상의 세계에 들어가는 좁디좁고 협착한 그 좁은문으로 통하는 단 하나의 열쇠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종교적인 행복과 천상의 행복만을 갈구하는 알리샤의 태도는 과연 옳다고만 볼수 있는 것일까. 그건 우리가 앞으로 판단해야 할 우리의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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