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밥 먹구 가 - 오한숙희의 자연주의 여성학
오한숙희 지음 / 여성신문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제 새끼 거둬먹이는 루기의 모습을 보고 그는 여성성이 왜 평화와 더 가까운가를 '그냥' 깨닫는다. 여성들이 평화를 만드는 일에 나선 것은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이전에 무조건 느껴지는 '견딜 수 없음’에 따른 것이다. 여성성을 '견딜 수 없음'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의 7년 시골살이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적어도 당위로서가 아니라 '견딜 수 없어서 평화를 사랑하기로 했다' 는 경지까지 갈 수 있었다면, 그에게 불행은 대안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책이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삶에서 어떤 여울이 다가오더라도, 설사 그것이 어떤 불행의 모습으로 다가오더라도 그건 결국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전환점일 뿐이라는 긍정적인 인생관을 보여주는 데 있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실제 책에서는 불행과 삶의 연관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고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책편집은 저자의 전작처럼 '여성성과 현장'을 기계적으로 엮은 생태학적 여성학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