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의 투수 봄나무 문학선
M. J. 아크 지음, 고정아 옮김, 문신기 그림 / 봄나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1학년 때쯤으로 기억난다.

우리반에 한 여자친구가 중지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이 붙어 있었다.

발가락도 마찬가지로 붙어있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활동적인 친구는 아니었던것 같다.

노먼처럼 신체의 일부가 없는 장애를 지니진 않았지만

남들과 다른 모습 때문에 항상 주목을 받았다.

새학기 들어서 아이들은 그 아이의 모습에 대해 의아해했고,

왜 손가락이 붙어 있는지를 물어봤던것 같다.

아빠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어릴때 오리고기를 먹어서 붙은거란다.

정말 그럴듯했다. 꼭 오리 물갈퀴같았으니까...

그땐 어려서, 그리고 지금보다 아이들이 순수했기에

그 모습을 보고 놀려대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상처를 받을 딸을 위해 아버지가 궁여지책으로 꾸며낸 이유인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난 최근까지 오리고기를 먹지 못했었다.

한 손의 투수 노먼. 책 표지속의 노먼은 ARM이라고 적혀있는 유니폼을 입고,

남들고 다른 자세로 서 있었다. 글러브를 왼손에 끼는 대신 옆구리에 붙인채...

저 아이는 언제 저렇게 다쳤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면서 글을 읽어나갔다.

노먼의 가정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유럽 정착민이다.

노먼의 부모님의 정육점일을 하셨고, 5학년인 노먼은 가게에서 틈날때마다 일을 도와야했다.

7월 4일. 리언과 가게일이 끝나면 불꽃놀이를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정육점은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사람들이 고기를 사러 몰려드는탓에

평소보다 더 바빴다.

준비된 고기가 떨어지자 아버지는 노먼에게 그라인더를 이용해서 고기를 다져서 오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고기 그라인더에 노먼의 왼손이 끼면서 노먼은 왼손을 잃었다.

나라면.. 보통 사람이라면 그대로 좌절해버렸을텐데...

노먼은 1년동안 부쩍 성장했고, 두손이 있을때보다 더 훌륭히 자라주었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강했고,

노먼을 믿고 이끌어주는 부모님이 있으셨다.

아버지는 노먼이 다친데 대하여 죄책감이 있었기에 무조건 배려해주려고했고,

어머니는 그런 노먼이 안쓰러웠지만 힘들더라도 스스로 헤쳐나갈수 있게 평소처럼

엄하게 대하셨다.

학교 선생님들께도 그렇게 부탁드렸고, 덕분에 노먼을 약자로 우대하지않고

평범한 아이들처럼 대해주셨다.

또 노먼의 단짝인 리언은 노먼이 힘든순간 구세주처럼 도와주었다.

뚤뚤거리는듯하기도 하고, 놀리는것 같기도하지만 속만은 아주 깊은 친구였다.

보이스카운 대원 활동을 하면서 친해지게 된 칼은 노먼, 리언과 함께

공부도 열심히하고, 노먼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야구도 함께 연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노먼은 외팔로 야구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냈고, 누구보다 열심해했다.

그림에 소질이 있어 혼자 연습도 많이 했다.

사고가 난 후 1년.

노먼은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짖꿎은 놀림에도 연연하지 않고, 장애를 탓하지도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한 끝에 원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그저 허구의 이야기려니 생각했는데,

작가의 남편분 이야기를 논먼의 삶속에 버무려놓았다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읽고 나서서 내내 어른으로써 불평한 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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