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
배지원.최명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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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이 그린듯한 토끼 그림이 있어서

작가가 열살 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초록 잔디 위를 달리고 있는 지원이와 지우 자매의 모습과

학원과 학교를 오가는 한국의 지친 아이들 모습이 번갈아가며 떠오릅니다. -.-;



 지원이가 지은 동화속에 등장하는 토끼들이예요.

이들이 사는곳은 배지랜드네요.

어쩜 저렇게 이름을 잘 지어냈는지...

내 아이도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원래 동화집으로 나온게 아니예요.

지원이네 학교에서는 3,4학년에게 주말마다 익혀야 할 단어들을 제시해주고 그 중 가장 생소한 단어 다섯개를

골라서 문장으로 쓰는 숙제를 내주세요. 바로 숙제를 한 포트폴리오죠.

다른 아이의 숙제와 달리 지원이가 쓴 이야기들이 모두 동화처럼 연결되어있고,

새로 익혀야할 단어들이 그 동화속에 잘 들어있어서 선생님의 권유로 책을 내게 된거예요.

왼쪽은 지원이가 쓴 원문이고, 오른쪽은 엄마와 지원이가 의논해서 한글로 번역해놓은거예요.

원문과 번역문이 다소 매치가 되지 않지만

일단 한글로 된 글을 먼저 읽은뒤, 영문으로 된 글을 읽으니 영국식 표현과 한국식 표현을 함께 읽을수 있고

이해도 더 잘 되었어요.



 

네모로 표시해둔 단어 아래에 붉은색의 물결 밑금이 있는데, 좀 희미하네요.

선생님께서 그 주에 익힐 단어를 내주신것 중 지원이가 선택한 5가지들을 붉은 색으로 표시해놨어요.

지원이는 높은 수준의 단어들을 선택했기에 어려운 단어들도 꽤 있네요.



 사라 밀러 선생님의 코멘트예요.

지원이가 숙제를 제출하면 '내용이 좋다, 문단을 띄어써라, 줄바꿈해라, 세미콜론 찍어라, 재밌다' 등의 멘트를

달아주셨네요. 지원이는 이 멘트를 보고 자신의 글을 다시 한번 수정했는데, 이 책에 실어있는 동화가 다 그렇게

만들어진것들이예요.



 책 속에는 지원이의 글 뿐 아니라 지원이가 그린 그림들이 많아요.

간단한 그림부터 배경이 들어있는 그림까지.. 베지랜드에 대한 상상력을 키울 쑤 있는 그림들이네요.



지원이의 영어 동화도 멋지지만

지원이 가족이 영국에서 정착하게 된 내용들도 좋았어요.

영국의 학교, 교외의 모습, 일상 생활 등...

한국의 현실로 봤을때 너무 부럽네요.

 

유치원과 학교 안에서도 마음껏 놀수 있는 시설과 공간들이 많아요.



 

체험학습도 큰 마음 먹어야하는것 아니라

집 밖에 나가면 바로 대자연이 펼쳐지니 산과 들, 바닷가, 목장 등...

멋진 체험학습을 언제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부럽네요.



 학교 제출물들이네요.

특이한 복장의 사진은 코스프레를 연상하지만

학교에 특이한 복장을 입고 등교하는 날이 있데요.^^

 

영국은 날씨가 흐린날이 많아서 놀꺼리들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영국 사람들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과 벗삼아 즐길 수 있는 민족이네요.

 

지원이 가족은 아빠, 엄마, 지원이, 지우 이렇게 네명인데..

특히 아빠가 유머감각도 있고, 정말 친구처럼 잘 놀아주는 모습에 아이들이 부럽기까지 하네요.



 지원이가 만든 토끼 언어들이예요.

선생님에게 칭찬을 많이 들은부분이죠.



 요게 선생님의 칭찬 멘트예요.


 

지원이가 받은 주말 과제 숙제예요.  영국 초등학교 Homework Sheet.

이 단어들 중 원하는 그룹의 단어들 중 가장 생소한 5개를 선택해서 작문을 하는거죠.

 

한국의 초등학교에도 이런 숙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방식은 한글어휘를 익힐 때도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현 수준에서 아는 단어와 그보다 쉬운단어, 그보다 어려운 단어 등

3레벨로 나누어 각기 여러개의 단어를 주고,

아이가 원하는 단어를 선택해서 문장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것 같아요.

처음엔 구 형태의 문장이 나오고, 점차 단문, 복문 형태....

나중엔 문단의 형태를 이룬 긴 글도 쓸 수 있을것 같아요.

 

책 후반부에 실려있는

Chapter6 지원이에게 듣는 베지랜드 이야기를 통해 왜 지원이가 이런 글을 썼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베지랜드의 두 주인공 로리와 도리는 전학을 하게 되는데,

지원이 또한 4학년 새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사를 하게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쓰듯

지은것 같아요. 특히 로리가 지원이와 가장 흡사하데요. ^^

로리네 학교에는 토끼 뿐 아니라 잠깐 등장하지만, 욱시라는 여우도 나와요.

토끼 사이에서 눈에 확 띄는,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여우가 있는것과

영국인들 사이에 동양인으로 존재하는 지원이의 모습이 닮아보여요.

 

책읽기를 좋아하는 지원이는 어릴때부터 독서습관이 잘 갖춰져 있어요.

동네마다 도서관과 서점이 있는 영국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것 같아요.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과 다양한 체험학습이 바탕이 되어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던것 같아요.

책에서 전해준 영국의 모습 중 가장 부러운것이 학교 환경이예요.

 

영국 초등학교는 교과서가 없대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의 재량이고,

매 학기별로 한두가지의 큰 주제를 폭넓게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된데요. 수업시간과 숙제를 통해 그 주제를 함께 다루구요.

 

책상에 앉아서만 배우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대화식 수업, 참여수업’을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초등학교 시험은 2학년에 한번, 6학년에 한번.. 이렇게 딱 두 번 치는데

개인의 성적 평가가 아니라 각 학교의 교육 성취도 평가에 비중을 두고,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어려워하는 아이들, 뒤처지는 아이들에게 더 과심을 기울이는

학교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지원이가 지금처럼 밝게 자랐으면 좋겠고,

영국과 같은 학습 환경이 한국에도 빠르게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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