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하서명작선 36
쉘 실버스타인 지음, 황종호 옮김 / (주)하서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하면 우리는 아무런 조건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이런 사랑을 진정한 사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잘못된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나는 그 중 부정론의 입장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긍적적인 근거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댓가없는 주는 사랑이 반드시 진정한 사랑인것은 아니다. 긍정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년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고, 그런 사랑을 주위에 베풀면서 살았다고 말하지만 그 반대인것 같다. 나무의 사랑은 소년을 배려심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소년은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나무를 찾아와서 요구했고, 나무는 그 요구를 무조건 들어줬다. 사과, 가지, 줄기, 밑동까지 모두 내어주었지만, 소년은 ‘고맙다’는 표현조차 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둘째,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은 사회를 밝게 만든 것이라는 주장은 나무의 사랑을 너무 확대해석한것 같다. 물론 역사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우리들이 존재하는것이지만, 나무의 사랑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한 어리석은 사랑인것 같다. 나무는 만약 소년이 마지막 남은 뿌리까지 필요하다고 말했다면 기꺼이 내주었을것이다. 이처럼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상대방을 사랑하는 모습은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다. 남을 사랑하려면, 우선 ‘내’가 있어야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나무는 소년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지만 진정으로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나무는 소년과 함께 있을때 행복감을 느꼈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이 무언가를 필요로 할때만 나무를 찾아왔고, 필요한 것을 얻으면 곧바로 떠나버렸다. 이런 모습에 나무는 많이 섭섭했을 것이다.

넷째, 소년은 나무가 더 이상 가진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찾아온 것은 나무의 고마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 내용도 맞지 않는것 같다. 늙은 소년은 쉴 장소 조차 없는 무력하고 초췌해보이는 모습으로 돌아와, 나무에게 쉴 장소를 요구하는 듯이 보인다.

이와 같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긍정론 측의 의견은 그 타당성이 약하고, 의존적인 행동으로 일관된 소년의 모습은 현대의 무한경쟁사회에서는 맞지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부정론의 시각으로 나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나무는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줬어야한다. 돈이 필요하다고 할때 ‘사과를 따서 돈을 마련하라’고 일러준 방법은 물고기를 직접 소년의 손에 쥐어준 것과 다름없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노력없이 얻으려하는 행동에는 자립심.독립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나무는 소년의 필요를 당장 충족시켜줄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멘토 역할을 했어야 한다.

둘째, 나무는 사랑을 재생산하지 못했다. 나무는 한 개인을 위해서 심겨져있는 있는 것이 아니므로, 나무 자체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사랑을 줄 수 있다. 또한 나무가 소년에게 사랑을 줬다면, 소년도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아야했지만 고마움마저 느끼지 않고, 요구만 하는 모습은 이기적이기까지하다.

셋째, 경쟁사회에서 댓가없는 사랑은 맞지 않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댓가를 바라고 사랑을 베푸는 것은 아니지만, 받기만 하는 자식들은 캥거루족이 되어서 독립할 나이가 되어서도 아이처럼 행동할 것이다. 결국엔 사회에 나가서도 유약한 모습을 보여서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다.

넷째, 진정한 사랑은 통하기 마련인데, 소년은 나무에게 ‘고맙다’는 말이나 표현을 전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부정하는 입장에서 의견을 논의해보았다.

나무가 소년을 다른 방법으로 사랑할 수는 없었을까? 나무는 청년, 노인으로 성장한 소년을, 어린 시절처럼 나무에 올라가서 놀기를 바랬고, 어린아이가 떼쓰는것은 뭐든 들어주는 할머니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다. 소년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주기 보다는 스스로의 힘으로 원하는것을 얻을 수 있는 자립심을 키워줬어요한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 필요하긴 하지만 상대방의 미래를 생각했을때는 좀 더 신중하게, 제한적인 사랑을 줬어야할 것이다. 또한 자신의 전부를 희생하는 사랑보다 함께 행복을 느낄 때 가지는 사랑이 진정할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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