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벽의 조용함에 오늘은 그냥 잠들고 싶지 않아서 책을 꺼냈다. 어떤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는 채 읽어내려가는데, 코끝이 찡하면서 눈물이 주르륵.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야 함에 의미가 부여되고, 이왕 사는거 즐겁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도 갖게 해 주네.
세 마리의 개가 나온다.
창고에 갇힌 채 하늘 한 번 보지 못 하고 사는 개, 주인의 학대로 세 발이 된 개, 경찰견이었다가 은퇴 한 개. 각각의 사연과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고리들로 이야기가 꾸며져 있는데 뭔가 참 뭉클하네.
잠든 아이들 사이에서 흐느끼며 책을 읽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다시금 감사함도 느껴본다.
22p. 운명. 그것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 누군가가 정한 걸까! 아니면 스스로 찾는 걸까. 애초에 정해지긴 한 걸까? 아니, 이끌려 가는 걸까?
44p. 남에게 미움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남한테 환심을 사려고 하지도 않는다.
48p. 너는 네 인생을 살면 되잖아? 태어났으니 마지못해 살아간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더 즐거울 거야
52p. 거짓말은 도미노 같다. 한 개 툭 건드리면 의사와 관계없이 타다다다 멀리까지 쓰러진다. 한 개만 쓰러져 주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다. 아어, 하는 사이에 큰 것까지 쓰러져서 눈 앞에 텅 빈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사람의 마음을 텅 비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55p. 믿는 힘은 굉장해. 절대로 무리라도 하는 일도 계속 믿으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157p. 설령 최악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원망하는 게 아니아, 그것을 계기로 얻은 것에 감사하면 미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222p. 하지만 우는 것이 고독한 게 아니다. 울지 못하는 것이 진짜 고독이다.
227p.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게 살기
228p.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해도, 소중한 사람에게 이름을 불리지 못해도 그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는 기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마음속이서 기억이 잠든 것뿐.... 230p. 때로 우리는 고독의 끝을 걸어갈 때도 있다. 하지만 그곳은 우리의 안식처다 아니다. 그곳에서 벗어남으로써 진정한 안식처를 찾을 수 있다. 고독의 끝을 헤매는 사람에게 개들은 소중한 것을 가르쳐 주었다.
좋은 문구도 많고, 가슴 찡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생각하게 되네. 모든일에 우연은 없는 것 같다. 우리의 관계들도 다 그렇겠지?!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 우연이라 생각하고 새벽 독서를 했지만, 이 또한 우연이 아니겠지..! 저자의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도 얼른 읽어보고 싶어진다.
조용한 새벽, 마음이 따뜻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