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한민국 초등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친아이의 성장기면서학부모의 좌충우돌 성장기록이다.이 책은 꼭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나처럼 이미 아이를 다 키워사회에 진출시킨 독자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이 책은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의 정보서 같은 사실적 기록이 아닌,인간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와공감의 책을 나는 감명 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이 책의 주인공 진우에게 학교 가면 지켜야할 덕목을 주입시키는 첫 장면부터 가슴이 찌릿했다.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창의적인 아이인 진우를 '너'가 아닌 '우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획일화된 아이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도 잘 크고 있는 진우의 이야기가 참 즐겁고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래도결국은....상처투성이가 되기도 한 진우는 예중을 선택한다.예술중학교로 진학했는데첼로를 위해 예중을 선택한 것이아니라, 예중을 위해 첼로를 선택한다.진우가 훌륭한 첼리스트로 성장하길 바란다.아이와 학교와 선생님을 믿지못해교실청소환경정리급식돕기 등에 나서는 학부모들의 모습 같이 부정적인 모습이 있긴 하지만초등학교를 무사히 마치도록 애쓴대한민국의 학부모들께 경의를 표한다.이 책은 초등학교 1년과정을 보여주는 정보도 주지만,그보다 더 깊이있는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다.
소설가 최명숙의 소설집에서는 숨은 그림찾기라는 메타포를 통해 우리네 삶의 여정과 아름다운 기억 등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 속의 사소한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잊고 살았던 삶의 진정한 본질을 찾을 수 있다.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언어가 마술을 부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예쁘고 서늘하고 그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얼마나 멋지게 표현해내는지. 독자들이 처음에는 내용에 주목하면서 읽었다면 두번째 읽으면서 작가가 곳곳에 숨겨놓은 언어마술을 꼭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다 세세히 설명하지 않고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여운도 참 좋았다. <달빛>의 말미에 삼촌의 꾸부정한 어깨와 휘적대며 걷는 모습과 같은 청년에게서 강한 심장박동을 느꼈던 '나'처럼 독자인 나역시 강한 울림을 받았다. 휘청거리던 어머니 발아래서 질경이가 쓰러졌다가 다시 목울대를 쳐드는 것에서~사별로 인한 삼촌의 부재가 그의 아들로 고개를 쳐드는 기분까지 들었다. 숨은그림찾기의 겁탈당할뻔한 인물이 영미오빠일까? 서술자인 '나'가 공을 터트린걸까? 풍선껌을 훔쳐먹은걸까? 달빛에서 영재 아재와 작은엄마와 동침한 게 맞는걸까?많은 작품을 관통하는, 작가가 숨겨놓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오랜 시간 웅크리고 침묵했던 사유들,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이야기들을이렇게 책으로 내놓으신 작가님께 기립박수를 보내고싶다.좋은 소설집이다.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따뜻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