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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노예
로버트 라이시 지음, 오성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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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분명 구매자 천국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과거 20년 전과 비교하여 우리가 상대적으로 누리는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화조차 낯설었던 시대에서 공간의 제약 없이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며 통화하는 시대로, 바나나 한번 구경하기 힘들었던 시대에서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를 동네 뒷골목에서도 살 수 있는 시대로, 텔레비전 하나면 혼수장만이 끝이었던 시대에서 드럼 세탁기는 기본으로 구입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환상적이다. 기술의 진보는 편리함의 극치가 어디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혼을 쏙 빼놓는다. 이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비용으로 과거와는 '결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효용을 가져다주는 제품( 또는 서비스)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야기의 전말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현실은 우리를 원치않는 다른 길로 인도하고 있다. 약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자. 우리의 삶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퇴근하면 그만이었던 시대에서 24시간 '대기중'인 시대로 변하였다. '첫 단추만 잘 꿰면 된다'는 심정으로 좋은 직장을 들어가기 위해 애쓰던 시대에서 입사후 3년부터 '퇴사'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로 변하였다. 현대를 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꾸는 꿈이 있다. 칼퇴근하고 저녁시간과 주말휴일에는 자기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는 그러한 삶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물론 방법은 있다. 의도적인 다운사이징이다. 그렇지만 다운사이징의 결과는 오히려 더 큰 기회비용을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단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원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것은 고달픈 삶과 '돈'앞에 전전긍긍하는 삶....  

이유가 뭘까? 한편으로 우리는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둘 중에 '달콤한 열매'만 쏙 빼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이러한 얘기를 다루는 책이다.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는 저자의 얘기로는 구매자로서의 우리가 판매자로서의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구매자로서의 우리가 더 좋은 조건으로 쉽게 바꿀 수 있게 되면 될수록 판매자로서의 우리는 모든 고객을 유지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더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의 삶은 더욱더 필사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에서 토마스 프리드먼이 지적했듯이 세계화는 과거 우리에게 안전망 역할을 했던 온갖 규제를 한꺼번에 걷어버렸다. 어떤 정치적인 구호로도 할 수 없었던 그 일을 세계화는 단숨에 해치워버린 것이다. 경쟁은 더이상 지엽적이지가 않다. 한 동네에서만 잘 나가도 먹고 사는데 별 문제가 없던 그때 그시절은 앞으로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전세계를 통틀어 3등안에 들지 못해면 노심초사 밥그릇 걱정을 해야 할 판인 것이다. 경쟁의 대상이 수백에서 수십억으로 바뀐 것이다. 브레이크 없이 돌진하는 성난 황소의 발걸음을 잠재울 수 있는게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저자는 국가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몇가지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 관심사는 '국가적'인게 아니다. 과연 개인인 내가 이 성난 황소의 발길질에 채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기크(geeks)'와 '슈링크(shrinks)'..... 저자가 제시한 답은 대략 이 두 단어로 압축된다. - 이 두 단어가 뭘 의미하는지는 책을 참고하시라.. (-;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이다. '기크'나 '슈링크'가 되어서 성난 황소의 잔등에 앉아 경쟁세계의 열매를 따먹는것.. 그게 아니면 황소의 발에 밟히는 것...  

저자가 저자인만큼 시야가 넓은 책이다. 이 세상이 왜 이 모냥으로 흘러가느냐고 한탄하는것보다 왜 이 세상이 이 모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못견디는 사람이라는 반드시 읽어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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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속한 사람 믿음의 글들 214
윈 형제.폴 해터웨이 지음, 고석만 옮김 / 홍성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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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한 3일이란 시간동안 내 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지, 그리고 이 땅의 수많은 영혼들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지 그야말로 생생히 목격한 목격담을... 

이 책은, 현재 독일에 본부를 두고 전세계에 중국 교회의 선교 비전인 '백 투 예루살렘'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윈형제의 간증록이다. 여느 간증록과 다른 점은,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십자가의 짐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윈 형제는 어머니를 통해 16세에 처음으로 예수님을 알게되었다. 단 한명의 목자도 없는 척박한 시골 땅에서 예수님께서 친히 그에게 찾아오신 사건으로 인해 그는 그야말로 하나님의 손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어 중국 방방곡곡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데 헌신하게 된다.  

결혼생활 20년동안 7년이란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그는 진정한 '환난'이 무엇인지 너무도 생생하게 증언해주었다. 상상할 수 없는 고문과 구타, 죽음 직전에 이르는 경험을 수도없이 겪은 그였지만 그가 고난에 대해 내린 정의는 뜻밖이다.  

"정말로 고난을 받는 자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임재는 고난과 역경을 몸소 통과함으로써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십자가의 길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믿음 때문에 고문을 당하거나 감옥에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삶 속에는 각자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 

그는 상식적으로 생각되는 무시무시한 고난의 길을 고난으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감옥을 '개인 헌신 성령 성경학교'라 얘기하고 그 학교의 교재를 '우리를 결박하는 족쇄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죽 채찍'이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담대한 믿음인가? 고난과 고통속에서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을 깨달은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세상이 감당키 힘든' 존재들이란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성경을 '쓰여진 그대로' 믿을 수 있게 된 것 또한 이 책이 내게 가져다 준 놀라운 선물이다.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74일간 감옥에서 금식을 하면서 (이때 체중이 30 kg 이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는 말씀을 굳게 붙잡은 일, 바울과 실라의 사건처럼 감옥에서 수갑이 턱 풀어지고 문이 저절로 열리는 경험, 무자비한 구타로 두 다리가 완전히 부러져서 못쓰게 되었을 때 개미 한마리 나갈 수 없이 보안이 철저한 장저우 감옥을 두 발로 성큼 성큼 걸어서 탈출한 사건(이때의 사건을 읽을 때는 정말이지 주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극적이었다~!!!!) 책의 부제처럼 그야말로 눈앞에 펼쳐진 '중국 전도행전'을 통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크고 위대한 분이신지,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사람이 얼마나 위대하게 쓰임을 받게 되는지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근래들어 여러가지 일로 마음에 근심이 많은 터라 이 책이 내게 가져다준 자유함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중국을 탈출한(좀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의 명령으로 중국을 떠난) 후 그는 서양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박해가 멈추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기 바란다! 우리는 날라야 할 짐이 가벼워지도록 기도하기보다는 더욱 튼튼하게 견뎌 낼 수 있는 등허리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셔서 우리가 당신의 사랑과 권능을 드러내며 살 수 있도록 능력을 부어 주심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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