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천이 부럽지 않은 귀농
김태수 지음 / 밀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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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의 '연착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준 책이다. 저자는 서울에서 학교를 나와 직장생활을 했지만 어려서 보냈던 시골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떨쳐내지 못해 결국 식구를 데리고 귀농을 했다. 여기엔 도시생활이 가져다 준 팍팍함도 한 몫 했다. 

첫 해 농사 수입은 단 돈 150만원... 초보 농사꾼이 치른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아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기에 시골 생활을 접어야 할만큼 타격이 크진 않았다. 귀농 2년차, 3년차가 되면서 노하우도 쌓이고 경작지도 서서히 늘어가면서 어느덧 '연봉 2천만원'을 목표로 내걸 수 있을만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농사 지으면서 매출 2천만원 정도 되면 먹고 사는데는 큰 지장이 없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계산해보자.

밭농사는 일반적으로 평당 3,000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벼농사는 이보다 작아 평당 2,500원의 소득을 낼 수 있다. 만일 벼농사만 짓는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8,000평을 농사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초보 농사꾼한테는 1,000평도 벅차다. 게다가 농약을 안치고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품이 몇 배는 더 들어간다. 물론 특용작물이나 원예농사로 많은 돈을 버는 사람도 있지만 벼농사하면서 추가로 2~3가지 작물을 윤작하는 농부 입장에서는 연 매출 2,000만원이 결코 쉬운 목표치는 아니다. 

어쨌건 책의 저자인 '무당벌레'님은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귀농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농사로 자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귀농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귀농은 철저한 준비를 필요로 한다. 섣불리 귀농해서 실패하게 되면 견딜 수 없는 열패감에 시달릴 수 있다. 저자의 후배 한 사람은 일년 정도를 수입 없이 일했다고 한다. 아는 선배의 농사일을 틈틈히 도와주면서 일년동안 농사에 대한 감각을 쌓은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게 되고 농지도 쉽게 임대해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일년 동안 수입없이 지냈지만 단지 돈이 오고가지 않았을 뿐 그 일년의 기간동안 귀농에 필요한 인프라를 착실히 구축한 것이다. 농사에 맞게 몸도 만들고 현장 경험도 쌓고 지역 주민으로 인정받고 이웃으로부터 신뢰를 쌓은 것이다. 아주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귀농에 있어서 연착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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