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환쟁이란 화공, 즉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쟁이'를 붙여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화공을 환쟁으로 표현하여 이를 제목으로 붙인 까닭은 아마도 이 시대에 화공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화가들에 대한 시선을 보면 이 때부터 점점 그들이 가진 재주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화공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이도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사실 나는 그림을 잘 알지 못해서인지 '이도영'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 들여다본 이도영의 모습은 사대부의 자제임에도 그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중인들의 서화모임에서 설중매를 보고, 보지 않은 것을 그리는 것은 현실도피라 말했다. 당시의 문인들은 매난국죽의 하나로 매화를 그리는 것을 즐기길 넘어서 숭상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사대부 자제가 우리나라의 겨울에 만날 수 없는 매화그림을 보고 이렇게 표현한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실제 우리가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환쟁이라면 기꺼이 사대부를 버리고 환쟁이가 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얼굴을 가리고 담을 넘어 도망가는자의 모습을 보고 한겨울에 핀 매화같다 여기며 그 특징을 빠르게 간파해 그림으로 그렸고 이 그림의 도적에 포상금이 걸리면서 도적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잡힌 도적은 사실상 도적이 아닌, 왜놈을 처단하는 독립운동가 서매향이었는데, 그의 그림 때문에 그녀가 잡힘으로써 이도영은 왜놈의 끄나풀이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 서매향으로 인해 얼굴을 숨기고 우리나라를 위해 얼굴을 숨기고 싸우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된 그는 서매향과 함께 동행하기로 마음먹으며 독립운동가가 된다. 또한 서양의 서화집을 통해 관념에 구속되지 않고 눈에 보이는 현실을 담고자 마음먹게 된다. 어쩌면 그가 표현해내는 그림이 그 시대의 진정한 우리의 삶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대부를 버리고 현실을 담은 환쟁이이자 독립운동가가 된 이도영의 삶이 어떻게 변하였을지 다음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