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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할머니와 방귀 콩 대작전
마리우스 마르친케비치우스 지음, 빅토리아 에지우카스 그림, 한도인 옮김 / 알라딘북스 / 2025년 2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이 책의 주인공이 초반에 할머니를 묘사한 것을 보면 전혀 제목과 맞지 않아 보인다. 슈퍼 할머니라니... 할머니의 친구들이 자주 놀러오시는데 주인공은 할머니의 친구들을 올빼미라고 부른다. 할머니의 친구들, 그러니까 올빼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과학자인 마사할머니는 방귀대장으로, 체조 선수였지만 지금은 서로 반대편 다리를 절면서 지팡이에 의지해 걷고 있는 쌍둥이 할머니 베라와 레라, 반짝이는 금속 뜨개바늘로 항상 뭔가를 뜨고 있는 거미 할머니, 그들과 함께 하는 식사와 만날 때마다 똑같은 옛이야기를 똑같은 방식으로 하는 그 상황들이 너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할머니들의 냄새가 나고, 할머니의 틀니가 보이는듯 하고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애들은 애들이고 할머니들은 할머니라는 말. 자신은 절대 늙지 않을 거라는 말이 참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 슬프기도 하다. 나도 언제까지나 어린아이일줄 알았으니 말이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나는 할머니가 되기엔 아직 멀었지만, 하루하루 나이 먹어가는게 벌써 슬프고 아쉽고 무섭기까지하니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 말해주고 싶다. 얘야, 너도 언젠가 늙을거란다. 틀림없이 말이야.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올빼미와 방귀, 청어가 아닌 슈퍼 할머니와 방귀 콩 대작전인지를 알게 된다. 할아버지 방에서 슬쩍 들여다본 할머니들의 이상한 이야기과 컴퓨터들, 할머니들은 발뺌하려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비밀요원임을 밝힌다. 갑자기 왠지 멋있게 느껴지지 않은가? 평범했던 할머니들이, 그야말로 슈퍼할머니들이 된 것이다. 목숨을 걸고, 세상을 구한 할머니들, 그리고 그 첫번째 본부인 주인공의 할머니집. 지금 그들에게 새로운 사건이 의뢰가 된 것이다. 미키마우스 귀가 달린 검은색 옷을 입은 세사람이 훔친 왕관을 찾고, 도둑들을 잡아야 한다. 물론 주인공도 함께 이 모험이 시작된다. 상상도 못했던 세상, 새로운 모험,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함께 느끼며 이 책에서 왜 히어로를 할머니로 설정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누구나 어린시절, 젊은 시절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된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도 해준다. 너무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많은 공감을 자아내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