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깜빡깜빡, 준비물도 깜빡, 엄마한테 보여줘야하는 학교 안내문도 깜빡, 심지어 내가 만든 작품에 이름쓰는 것도 깜빡하는 주인공이다. 그래서 이름하여 깜빡깜빡 챔피언! 우리집에도 이런 깜빡깜빡 챔피언이 있다. 학교에 다녀와서 물통을 꺼내는 것도 깜빡, 선크림 발랐던 얼굴을 폼클렌징으로 세안하는 것도 깜빡하고 그냥 물세안을 하기도 하는 우리집 둘째. 그리고 사야할 것들을 자꾸만 깜빡하고, 전화해야할 곳도 깜빡, 확인해야하는 일도 깜빡하는 내가 그렇다. 둘 중 누가 진짜 깜빡깜빡 챔피언일까? 그래서 나는 핸드폰 메모장에 그때그때 해야할일이나 사야할 것들을 기억나는대로 적어둔다. 우리집 깜빡챔피언 둘째에겐 학교 다녀와서 신발을 벗기전, 해야할 일을 잠시 생각하라고 말한다. 가방을 내려놓기 전에 다시 떠올려보라고도 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너무 공감이 됐다. 우리집 일상이라서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의 주인공이 깜빡깜빡 할 때 마다 주변의 어른들은 화를 내기보다 센스있게 조언을 해준다. 물론 엄마의 경우, 꼭 내모습같긴 하지만,, 아빠는 자신도 어릴 때 반에서 깜빡깜빡 챔피언이었다고 말하며, 뭐든 챔피언이 되는건 힘든거라고 공감해준다. 선생님 역시 이름이 없는 부메랑이 히로키의 것인줄 알았지만, 이름이 없기에 엉엉 울고 있었던 나몰라 부메랑이라고 장난을 치면서도 이름을 쓴다는 건 소중히 여긴다는 표시임을 알려준다. 또한 크레파스를 깜빡하고 챙겨오지 않은 히로키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며 급하게 서두르거나 정신 놓고 멍하니 있으면 도망가버린다고 일러준다. 그래서 히로키는 서두르지 않기 작전으로 깜빡깜빡 챔피언에서 벗어나고자 다짐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생각하기.
나 역시 머릿속이 정리가 안되고 복잡할 때, 해야할 일이 많다며 서두를 때,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체크하기 보다 생각나는 순서대로 일을 진행할 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생각하며,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해본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깜빡깜빡 하지 않도록 매일의 습관을 잘 체크하겠다고 말한다. 습관이 곧 일상이 되는것! 이것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신중함을 기할 때 비로소 갖게 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이제 엄마가 챙겨주는 것은 끝! 스스로 자신의 준비물을 체크하고 놓치지 않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과 약속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