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무인 사진관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4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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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6가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야기는 이어지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이야기로 진행되지만 모두 무인사진관에서 일어난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오래된 사진관에서 흰머리 성성한 사진관 주인이 정장차림의 사내아이의 사진을 찍어주는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분명 사내아이라고 했는데, 그리고 주인은 그보다 훨씬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인데, 두 사람의 대화를 보니 영 이상하다. 오히려 사내아이가 버릇없이 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상황인가 했더니, 이 사내아이는 늙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 사진관에 와서 10년마다 사진을 찍은지 60년이 되었고, 사내아이의 나이는 100세가 넘었다. 이 사진관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을 닫을 예정인데, 이에 사내아이는 이 가게를 인수해 무인사진관을 만든다. 그리고 그 무인사진관에서 일어난 각각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그 중 특히 인상깊게 읽었던 이야기는 엄마의 간섭이 싫은 우주의 이야기이다. 어서 빨리 나이가 들고싶은 우주. 우주는 무인사진관에서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나이를 각각 입력하여 어른 네컷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사진만 찍고 끝나는 것이 아닌, 정말 그 나이의 우주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용돈도 많이 받고 엄마의 간섭은 커녕 엄마가 오히려 너무 잘해주는 시기인 고등학생이어서 너무 좋은 것도 잠시, 숙제하고 시험 치느라 힘들고 시간도 없다. 다음 컷으로 대학생이 된 우주. 실컷 놀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병역의 의무를 피할 순 없다. 그리고 다음 컷으로 직장인이 된 우주는 자신이 나이를 먹은만큼 부모님 또한 나이가 들고, 그만큼 병원에 가고 돌봐줘야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나이만 먹으면 자유롭고 좋을 줄 알았는데, 그만큼 해야할일도,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알게되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뼛속 깊이 깨닫게된다.


나도 가끔 그런생각을 한다. 지금 두 아이와 왁자지껄 살고 있는 이 시기가 정말 빠르게 지나가 언젠가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 상상만으로도 아쉽기에 지금 이 순간을 아이들과 온전히 즐기려고 노력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참 슬픈일인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도 물론 많지만, 붙잡고 싶은 현재를 흘려보내야 하니까 말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상황이든...


초딩 아들이 이 책에서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사진을 찍으면 다리가 길어지는 롱롱필름 이야기였다. 아직은 또래 중에서도 키가 작은 편에 속해서 그런지, 우리 아이도 키가 커지고 싶은가보다.


기발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책. 초등학생은 물론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단순히 재미 이상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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