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4분 라임 청소년 문학 63
코니 팔름크비스트 지음,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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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4분. 제목의 이 시각이 의미하는 바는 꽤나 슬프다. 기회이자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가득한 시각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참 쉽지 않다. 고작 열두살. 이 주인공을 화자로 하여 이끌어가는 이 스토리는 어둡고, 외롭고, 슬프다 못해 가슴이 답답하고 한껏 우울감을 느끼며 공감하게 된다. 이유는, 우리도 언젠가 이런 상황을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엄마의 병동에서 병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쌍한 아이로 통하는 주인공은 죽어가는 엄마의 상황을, 그리고 곧 엄마를 잃게 될 자신의 처지를 여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강아지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메모를 하기도 한다.

이 책 속에서는 77번째 메모부터 99번째 메모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 이 메모를 보면 주인공 니콜라스의 부정적인 상황과 감정에 대한 방어기제인듯 보인다. 무서움을 떨치기 위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한, 조금 덜 슬프기 위한, 그리고 조심하기 위한...

어느날 엘레베이터에서 못보던 빨간버튼을 발견하고 가게 된 곳은 중간세계, 즉 삶과 죽음 사이의 세계이다. 여기서 과거로 갈지, 미래로 갈지 선택하게 되는데, 니콜라스는 과거로 가는 것을 선택한다. 지금 생각해봤을 때 가장 후회가 되는 그때로 돌아가, 니콜라스에게 주어진 딱 한시간동안 후회를 바로잡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못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가길 반복한다. 그러나 니콜라스는 안다. 엄마의 죽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걸.

계속 과거로 돌아가길 반복하는 니콜라스는, 아마도 자신이 과거에 엄마에게 했던 말이나 행동이 후회스럽고, 이것이 곧 마음의 짐으로 남았기에 이 짐을 내려놓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짐을 내려놓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 그리고 니콜라스를 짓누르는 이 짐들조차 엄마는 한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니콜라스는 마지막에 엄마가 숨을 거둔 지 2분 후인 미래로 가, 중간세계에서 엄마를 만난다. 거기서 엄마와 제대로 헤어지는 법을 알게 된다.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사람대로 남겨질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 미련으로 슬프고, 남겨진 사람은 남겨진 사람대로 그 빈자리가 두렵고 무섭고 슬픈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죽음을 막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 소관이 아니기에.. 따라서 헤어짐의 순간, 그 마지막 기회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눈에 가득 담고, 오랫동안 안고, 냄새, 촉감, 숨소리, 간질거리는 머리카락까지 가능한한 모든 것을 담아야한다.


아.. 이 책을 읽으며 너무너무 슬프고 가슴이 먹먹했지만, 아직은 오지 않은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슬퍼하느라 놓치지 않도록, 그래서 나중에 이 마지막 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소중한 이별의 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말이다.



***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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