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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4 (본권 + 워크북) - 트로이의 목마 ㅣ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4
토마스 불핀치 지음, 이경우 엮음, 서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23년 4월
평점 :

'트로이의 목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말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악성코드를 일컫는 말로도 많이 쓰이는 이 말은 외부에서 들어온 것 때문에 내부가 무너지는 것을 뜻한다. 즉 트로이의 목마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성 내부로 들여와 결국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 병사들에게 트로이가 멸망한 일화에서 나온 말로, 이 책에서 그 부분을 담고 있다. 전편 13권 슬픈운명에서 이어지는 트로이 전쟁의 상황으로 이번 14편에서 트로이 전쟁은 끝이 난다. 프리아모스 왕과 그의 아들 폴리테스, 데이포보스까지 죽고 메넬라오스와 헬레네가 다시 만나 사랑을 약속한다.


사실 이 부분은 현실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간 여자를 다시 받아줄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그런 사람을 다시 믿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아이들에게 항상 신뢰를 강조하는데, 크게 깨진 믿음을 다시 얻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들의 앞날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카산드라는 목마가 트로이를 망하게 할 거라며 불태워 버리라 했지만 아무도 카산드라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카산드라를 사랑한 아폴론이 그녀의 소원인 예언 능력을 들어주었음에도 그녀가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아폴론을 설득력을 뽑아버린다. 그래서 그녀가 어떠한 예언을 해도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 것 같다. 홀로 알아야하는 진실, 내 편은 없는 것과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나온 말로 카산드라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다.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도 돌아온 아가멤논이 자신의 아내인 왕비와 그녀의 애인인 아이기스토스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도 참으로 씁쓸함을 남긴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아이기스토스와의 사이에서 낳을 아이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아가멤논과 자신의 아들인 오레스테스도 죽이려하는 왕비의 모습이었다. 모성애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왕비, 결국 그녀는 자기가 죽이려던 아들 오레스테스에게서 죽임을 당하는 비극을 맞이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 인간의 다양한 감정선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초래하는 결과가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신탁이나 신에 의지하는 인간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는데, 이것을 보고 인간은 여전히 나약한 존재라 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위 서평은 책세상 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