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48 왜 하필 금년에사 말고 이렇게 땅땅 가물어서 야단인고 몰라
음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던 바늘실도 서로 엉켜버린다.
얼른 호박죽을 쑤어 종섭이를 데리고 윤수 외갓집으로 배달간다. 음전이의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호박죽을 빌미로 윤수소식을 들으려고 갔다.
괜히 간건가.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는 데 집도 없고 해서 노숙을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음전이의 마음이 어떨까? 맴이 찢어진다.
p155 속에다가 속셔츠를 입으면 덜 치울텐데.
집으로 오는 내내 속셔츠 속셔츠만 생각한다.
p156 바람에 불리는 대잎사귀의 버석거리는 소리가 애인을 잃어버린 처녀의 가슴을 점점이 에어내고 깎아냈다.
음전이가 가진 돈은 40전. 함평 읍네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외삼촌이 집에 들러 주고간 돈 10전. 그래도 모자란다. 엄마에게는 50전을 주는 것을 보았다.
p 162 주워가는 음전의 귀밑은 단풍잎처럼 빨개졌다.
엄마가 50전을 보태줬다. 대신 엄마는 하나 남은 호박을 달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