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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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살겠지만, 이왕이면 행복하면 좋겠다. 다들 바라는 바가 아닐까? 그럼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우리도 행복하고 너희도 행복하고 더 나아가 인간도 행복하고 개, 고양이, 북극곰, 사막 여우 모든 동물도 행복하고 지구도 행복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여기 이런 예쁜 마음이 가득한 책이 있다.



이왕이면 행복해야지/도대체 글.그림/Lik_it/은행나무출판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에세이 책을 내시는 도대체 작가님께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면서 겪은 일화와 감정

, 생각을 오롯이 담아 <이왕이면 행복해야지>을 엮어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생명에 대한 마음가짐,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류와 소통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초등학교 시절 학교 정문 앞 병아리 파시는 어른이 있으면 엄마 졸라 한 마리 피우는 정도, 금방 죽어버리니 이 일도 금방 시들해졌다. 그래도 싫다는 아니고 있으면 예쁘다, 없으면 아무 생각 없는 무심한 아이였다.

어느 날, 친구들과 공터에서 놀고 있는데 길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만지려는 순간 내 손을 훌쩍 넘어갔는데 물컹~한 느낌이 느껴졌다. 고양이 배 쪽이 스친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동물을 만질 수가 없었다. 이해는 안 되지만 심리적으로 거부하는 거라 그냥 살아왔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아이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아이들이 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소리에 만류하기를 몇 번. 그러다 애견, 애묘 카페를 알게 되어서 애들한테 미리 그 환경을 알려주기 위해 3,4번 다녀왔다. 아이들과 좋아하고 아직도 경직되긴 하지만 무릎에 앉혀놓고 쓰다듬어줄 수는 있어서 나도 즐겁게 다녔다. 역시 애들은 애들이라 첨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울고 아쉬워하더니 몇 번의 체험에 반려견 얘기는 쏘옥 들어갔다.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몸소 느끼더니 자연스레 포기하였다. 이 또한 아쉽기도 했지만 반려견, 반려묘 양육은 쉽지 않아 신중히 결정할 가족문제이니 온 가족의 뜻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지구별에 사람 하나, 개 하나, 고양이 둘 이렇게 가족이 되어 살아가기까지의 여정이 기록된 <이왕이면 행복해야지>를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추억도 떠오르고, 산책길에 만나는 터줏대감 길고양이들도 떠올랐다. 우리 동네도 캣맘, 캣대디가 있는지 길고양이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아이들과 생태조사 수업 시 길고양이 사진들도 찍는데 사람들에게 애교 부리는 다양한 포즈의 길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다 같이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별에서 다른 존재에게 정을 베풀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고,`고양이 간식거리라도 챙겨서 아이들과 산책을 나서야지.` 하는 소박한 결심도 하게 된다.


대장, 흰둥이, 꼬맹이, 멍충이, 꼬리 잘린 놈, 못난이 등 많은 인연을 접하는 동안 쌓인 그 많은 이야기들은 나를 훈훈하게 만들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만들기도 하고 눈물짓게도 만들었다. 길고양이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다가도 길고양이의 삶이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렇게 된 사연>

꼬맹이가 사라진 지 알았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 뽕나무 구역으로 데려다 놓은 일이 '정말 다시 데려다 놓은 게 잘한 일인가?'란 의문이 들었다는 작가님. 꼬맹이는 원치 않는데 제가 지나친 개입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인간이 내미는 손길이 고양이가 바라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도움을 주려다가 자칫 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일이었습니다_85쪽






연이 닿은 꼬맹이, 못난이(장군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함께 한 태수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책이 끝난다.

작가님이 고양이들에게 건네는 말들이 나에게 건네는 안부 같기도 하고, 작가님과 태수, 길고양이들의 유대가 부럽기도 하였다. 작가님 말씀처럼 미래의 일은 모른다. 태수도 작가님도 생각지도 못한 대가족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매일이 특종이고 매일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집이어서 바라보는 내가 더 행복하다.


동물보호법도 개정되어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도 좀 더 촘촘해지고, 동물 학대에 대한 환기, 각성이 되는 분위기이다. 다들 힘내서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 삶을 조금씩 구현해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이왕이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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