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터키의 역사를 다룬다. 흉노-돌궐-위구르-셀주크-오스만으로 이어지는 유목 민족 제국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 터키의 형성 과정을 알 수 있다. 흉노, 돌궐은 중국과 실크로드를 두고 패권을 다투는 거대 제국이었고 셀주크와 오스만은 콘스탄티노플을 위협하고 함락시킨 강성한 국가였다.학창시절 배운 세계사는 중국과 유럽 중심이었다. 중국의 역사는 한족 위주로 돌아갔고 흉노나 돌궐은 중국을 약탈하는 오랑캐로 등장했다. 유럽사에서도 비잔틴제국을 위협하는 이슬람 세력으로 셀주크나 오스만이 뜬금없이 등장하곤 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접하는 세계는 한정적이다. ‘세계’는 ‘미국’과 동의어로 쓰인다. 중앙아시아는 ‘세계’에서 제외됐다. 그들은 테러를 일삼는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하고자 노력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언론에 등장한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가 내가 누구인가를 규정한다고 생각해 왔다. 어쩌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가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