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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화해를 위해서

사람들의 증오나 혐오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상대를 공격하는 것. 그것은 하시모토 시장이 노동조합이나 그를 비판하는 학자들에 대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이라고 느꼈다. 사람은 무언가와 싸우려고 하면서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공격하고 있는 상대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 (91쪽)

"증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사회에 넘치는 증오의 말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회가 그 실패를 숨기기 위한 필수품인 것이다. (150)

신자유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교육의 시장화에 의해 붕괴되는 미국 공교육의 현장을 면밀히 관찰해왔던 스즈키 다이유는 어느덧 ‘풍요로운 비지니스의 토양‘이 되어버린 학교의 새로운 모델로서 차터 스쿨을 소개하고 있다. 휑뎅그렁한 방에 수많은 칸막이로 나뉜 박스가 있으며 아이들은 헤드폰을 낀 채 눈앞의 컴퓨터를 향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정규교원을 줄이고, 시급 15달러의 무면허 강사가 한 번에 최고 130명의 학생을 모니터하게 함으로써 1년간 약 5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교원의 절반은 경력 2년 미만이고 75퍼센트는 단 5주간의 트레이닝으로 비정규 교원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티치 포 아메리카(미국의 교육봉사단체) 출신이다."
이 학교를 열렬하게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의 사장들은 물론 자기 아이들을 이 ‘서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의 머지않은 풍경일까.
스즈키는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의 고찰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적고 있다. "경제적 합리성을 모든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 신자유주의 원리가 우리 ‘마음속까지 깊이‘ 침투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자처해서 장기판의 말이 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맞서야 한다. 우선 우리 자신의 내면과 말이다.(162~163)

사람은 실수한다. 조직이나 사회도 실수한다. 국가도 실수한다. 그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정의‘든 간에 "나는 실수하지 않는다"고 하는 놈은 의심해야 한다. 자칭 ‘애국자‘라고 하는 놈들은 ‘국가의 올바름‘에 민감하다. 하지만 올바르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는 걸까. 손택에게 조국인 미국은 ‘올바름‘과 ‘부정‘이 뒤섞인 존재였다. 그녀는 그런 모순된 미국을 사랑했다. (182~183)

"의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것에 고착되기 쉽다는 점이다. (....) 어떤 일이든 거기에는 항상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어떤 사건이든, 그 밖의 사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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