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신랑과의 요즘 대화 주제는 1. 우리는 집을 살 수 있을까, 2. 우리는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3.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정도이다. 나라꼴이 왜 이 모양인가는 늘 이야기하지만 대화라기보다는 푸념에 가까우니까 뺐다. 세 주제에 대해 모두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대화는 흐지부지된다. 따져보면 세 주제는 모두 단 하나의 문제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우리 부부는 투자한 노동력에 대해 만족할 만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가.

이 책에 따르자면 전망은 비관적이다. 박근혜 게이트가 상징하는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 여전히 초저금리에 의존하는 아파트값 유지 정책, 부자 감세... 희망을 찾자면 경기, 성남, 서울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 배당이 있다.

우리에게는 분노가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반값 등록금 시행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청년의 현실을 보라. 빚더미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일자리가 없다.

신랑도 그렇고 나도 개천에서 난 용이다. 용은 좀 거창하고 장어로 하자. 개천에서 난 장어. 신랑은 재주가 좋았고 나는 시험을 잘 봤다. 몇 번의 위기를 몇 번의 기회로 바꾸고 직장을 잡고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을 했다. 운이 좋았다.

운이 좋았다는 것은 드문 경우였다는 뜻이다. 계약직 교사의 처우에 대해 정교사들과 이야기를 했다. 성과급도 따로 논의하고 맡을 수 있는 업무에도 제한이 있으며 특히 연금에서 차별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를 해봤다. 누군가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내가 임용에 어떻게 붙었는데?˝

동일노동 동일임금 같은 건 현실에서 아무 소용도 없었다. 내가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니 노력이고 자시고 그 시험 못 붙은 사람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는 현실론 앞에서 나는 그저 철모르는 이가 되고 말았다.

요즘은 내가 부자가 되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사실 소박했다. 그냥 내 집에 연금에 적절한 보험과 연금 가끔의 여행. 이 정도는 누구나 꿈꿀 수 있어야 한다. 빚더미에 앉은 채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젊은이도 개천에서 탈출하지 못한 미꾸라지나 붕어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