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내 집에 와서 보일러도 에어컨도 틀지 않은 채로 침대에 누웠다. 앤 카슨의 시를 읽으며 잠을 청했다. 내일은 하마랑 자야지, 하고 다짐했다. 책 속에서는 앤 카슨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왜 그를 사랑했느냐고?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그건 비밀이랄 것도 없다. 나는 아름다움 때문에 그를 사랑했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가 가까이 온다면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움은 확신을 준다. 알다시피 아름다움은 섹스를 가능하게 한다.
아름다움은 섹스를 섹스이게 한다.
만약 이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쉿, 넘어가자.

2018.05.10.木. - P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