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하는 사람이 공연에 완전히 몰두해 있어야 진정성 있는 무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자기 행위에 심취해서 무대를 망치는 사람도 무척 많다. (지금은 없을 일이지만) 어린이 수백명을 땡볕에 세워두고 자기 말에 심취해서 끝으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하자면을 되풀이하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처럼 말이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잘 계산하고 구성한 무대는 가치롭다. 관객이 몰입하는 게 중요하지 공연하는 사람이 몰입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받는 돈을 생각한다. 그 가격에 손실이 없을 행동을 하자고 다짐한다. 그렇기에 한 번도 마음을 놓고 ‘무대를 즐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무대는 ‘업무‘ 이고, 긴 업무가 끝나면 그저 피로감이 있을 뿐이다. 나도 언젠가는 작두를 탈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그걸 타는 것일까.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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