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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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9개의 이야기는 충분히 신비하고 경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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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톤즈 학교 - 이태석 신부로부터 배우는 네 개의 메시지
구수환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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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를 읽다가 전혀 구수하지 않은 구수환 PD의 이력이 놀랐다. 무모할 정도로 도전적인 행보는 故 이태석 신부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그는 남은 생을 한 사제가 전한 네 개의 메시지, '참을 수 없는 이타심' '죽음을 잊은 용기' '헌신적인 실천' '섬기는 마음'을 세상에 알리는데 전념하고 있다 한다.


故 이태석 신부를 잘 모른다. 개봉했던 <울지마 톤즈>도 TV 방영한 다큐멘터리도 보지 못했다. 그냥 아프리카 어디에서 봉사하다가 죽었다더라 정도로만 흘려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마음이 쓰였다.

내용은 어려운 가르침도 없고 이해 못 할 난해한 철학도 없다. 그런데도 눈앞이 자꾸 흐려지는 통에 책 한 장 넘기는 게 쉽지 않더니 결국 터져버렸다. <묵상> 때문에. 그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53쪽


난데없이 목이 부러져 보통의 삶을 살 수 없게 되고 십수 년을 재활에 전념했다. 그 덕에 어설프게나마 직립보행이 가능해지자 경계인이 됐다.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시선에 예리한 날을 세워야 살 수 있었다.


그때 가끔 다니던 성당 청년부 행사에서 우연히 귀에 꽂힌 노래가 묵상이다. 갓등 중창단의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앨범 중 한 곡이었다. 견디기 힘들 때 흥얼거리던 노래가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다.

그때의 나 역시 매일 눈물로 그분께 질문했었다. 다만 세계 평화가 아니라 왜 하필 나냐고 원망을 쏟아 냈었다. 펄펄 날던 스무 살 내 날개를 왜 꺾어야만 했냐고. 내게 세계 평화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이 노래로 얼마간 시원하게 울 수 있었다.


"쫄리 신부님은 우리의 예수님이었습니다." 116쪽, 자신의 삶을 바쳐


내전으로 서로 죽이겠다고 총부리를 겨누던 이들이 적군 아군 가리지 않고 사제 앞에서는 길을 잃고 헤매는 순한 양이 돼서 웃고 떠들었다는 이야기가 신화처럼 들린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예수님이 현신한 것이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종교적 신념을 떠나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답게 대우하는 것, 삶이 결핍으로 뒤덮여 있더라도 그저 불쌍함만으로 동정하지 않는, 그렇게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사람으로 대하는 사제는 톤즈 사람들에게는 분명 그랬을지도 모른다.


"자기를 위하면 즐거운 것이고, 모두를 위하면 기쁜 것이다. 자기를 사랑해서 하는 일은 즐거움을 주고,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기쁨을 준다. 즐거움이 오래가면 없던 병이 생기지만, 기쁨이 오래가면 있던 병도 사라진다." 96쪽


도통 사는 게 즐거울 것이 없다고,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징징거리던 시간이 머리에서 쿵 소리가 나고 난데없이 부끄러움으로 가득 찼다. 복지 현장, 그것도 장판이라는 장애인복지를 십 년을 넘게 하고 있으면서도 단 한 번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남을 위해 한 일이 뭐라도 있던가. 기쁨은 고사하고 웃음기 띤 진심이 있었나. 어지러워 눈물 났다.


103쪽, 일그러진 발을 만지는 신부


한센인을 생각하는 이 신부의 마음을 통해 대한민국 복지 현실을 꼬집는 저자의 일침이 그래서 더 마음 쓰였다. 나는 누구고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 것인지.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가 죽어도 절대 울지 않는 톤즈 사람들에게 피부색도 다른 한 사제의 죽음이 어떤 의미였는지 더듬어 가는 내용은 옆에서 생생하게 직관하는 것 같았다. 마치 톤즈의 통곡이 들리는 듯했다.


227쪽,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지는 '이태석 리더십' 내용 중 경청과 관련해 정치인들 낯짝 두꺼운 이야기에 공감이 훅 밀려들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정치인들이  복지관을 습격하듯 예고 없이 방문하는데 수행원 둘셋은 기본으로 딸려 온다.


그저 표심에만 관심 있는 정치인들은 이렇게 예고 없이 들이닥쳐 악수 한 번에 명함 한 장 돌리고 잽싸게 빠져나가는 일이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지 모른다. 선거철만 되면 매번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이런 작태는 리더십이라곤 개미 오줌만큼도 없다. 이들에게 이태석 리더십을 배우라 명령하고 싶다.


이 책은 한 종교인에 얽힌 이야기로만 보기에는 많이 아쉬운 책이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존중하고 대해야 하는지, 그 안에서 어떤 신뢰와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리더십에 관한 책이자 인생 지침서다. 개인주의로 포장된 이기주의가 판치는 현실에서 오만가지 깨달음을 준다.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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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톤즈 학교 - 이태석 신부로부터 배우는 네 개의 메시지
구수환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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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로 포장된 이기주의가 판치는 현실에서 오만가지 깨달음을 준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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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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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전작 <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을 읽은 적이 있는데 솔직히 1초 만에 사라지는 고민이라면 애초에 고민도 아닐 테지만 그의 간결한 조언은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효과가 있다.


어디에서 조사한 건지 모르겠지만 방송에 복면을 쓰고 등장해서 그런가? 토미는 복면 의사로 알려져 있는데 아무튼 독자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정신과 의사로 뽑힐 만큼 SNS에서도 유명세를 치르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다.


그런 그가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이란 부제로 그동안 SNS에 올렸던 우울, 불안, 용서, 인간관계 등에 대한 짧은 글들 모았는데, 내담자와 상담하며 깨달은 것들을 짧게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잠언집이다.


독자에게 '산다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어 때론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방향타가 되어 주고 싶었다 한다. 4개 챕터 221개의 마음 처방은 짤막한 글로 자기 전 읽기도 좋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바로 위로 와 공감을 받을 수 있겠다.


공교롭게 제일 첫 잠언이 '내려놓기'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이 내려놓기라고 조언하는데 어디 내려놓을 게 타인과의 관계뿐일까. 가족 그것도 자식과의 관계에선 절대적으로 내려놓아야 살 수 있음을 정승우 씨와의 관계에서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라 순간 공감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불필요한 정보를 흘려버리지 못하면 '지친 것'이라는데 요즘 매사 예민하고 마음이 뾰족해지는 것이 나도 그 때문이겠다 싶지만 달리 지쳤다 하더라도 딸리 벗어날 방법이 없어 착잡해진다. 그저 수면제가 해결챌이려나.


23쪽, 기대

41쪽, 삶의 의미


그래도 벌레처럼 사는 건 좀 그렇지만 타인의 시선에 무신경하는 게 좋다는 저자의 말에는 동감한다. 반면 현재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현재에 집중해 앞날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또한 대략 난감이 아닐까 싶다.


과거를 돌아보면 현재에 쏟아부었던 젊은 날이 있어 내가 현생인 지금 이리도 팍팍한 게 아니겠는가 싶다. 그래서 그저 어느 때라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는 현재는 적당히 맛보고 미래 걸 좀 남겨 두는 게 낫겠다 싶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197~198쪽, 소망

239~2340쪽, 편안하게


만화로 보는 토미와 상담소를 꾸려 상담 사례를 통해 보다 쉽고 친절하게 조언해 주기도 한다.

솔직히 이 책은 탈무드처럼 인생 지침서같이 묵직하진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타인과의 관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이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살아내야 하는 현대인의 처지에는 꽤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될만하다.


또 기분에 따라 상태에 따라 위로받거나 팁을 얻고 싶은 제목을 골라 펼쳐도 좋겠다. 짧은 글이지만 깊고 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참 좋다. 필사하기도 좋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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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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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이지만 깊고 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참 좋다. 필사하기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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