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시 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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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잠언과 시인의 시 99편이 오늘 하루를 향기롭게 마무리하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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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ANGE 머묾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Rainbow Series
박상준.송윤경.조정희 지음 / 여가로운삶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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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작가, 세 개의 여행론을 읽다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만, 이게 생면부지 작가에게 느끼는 감정이라니 좀 생뚱맞긴 한데 다름 아니라 '날마다 아름다운 순간을 수집' 한다는 조정희 작가의 <기획자의 여행법>을 읽었던 반가움이다. 벌써 3년이나 흐른 시간 속에 그의 여행법이 얼핏 기억을 더듬게 만들어 이 책도 기대 된다.


이들이 엮어낼 33개의 공간 속 여행은 어떨까. 그 공간을 나타내는 태그와 QR코드는 가보지 못한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나처럼 여행을 보통 책으로 하는 이들은 오렌지색이란 창조보다는 놀라움에 가깝다.


"이제는 내 곁에 없는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차례로 떠오른다.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데 사랑은 남아 있어서, 나는 그 사랑에 기대고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26쪽, #2 부산 | 이우환 공간

그 중 첫번 째 작가, 박상준의 이야기. 공간에 존재하는 건축물을 보는 일이 사유가 되기도 흔치 않은 일일 텐데 그런 사유에 이런 문장을 적어내는 저자의 깊음에 얼마간 질투를 느꼈다.


또, 미래의 혁신은 존재를 알아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어 모르게 하는 것이라는, 그곳이 삼청도서관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곳이 이리도 궁금해질 수가.


등산은 커녕 평지 여행도 쉽지 않은 나로서는 두 번째 작가 송윤경의 글은 경이로운 풍경이 먼저 휘몰아쳤다. 신선대, 금강산 자락이라니 더 신비로운데 그 끝 점으로 그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가슴이 이리저리 바쁘게 나댄다.


52쪽, #6 여수 | 장도


104쪽, #12 고성(강원) | 신선대

120쪽 #14 밀양 | 명례 성지


"계단에서 일어나 콘크리트 소금 모서리를 가만 만져봤다. 어느 것은 뾰족하고, 어느 것은 무뎠다. 너무도 견고해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콘크리트가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아 뭉툭해졌다. 건축가가 생각한 녹는 소금은 실제로 녹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안을 날카롭게 긁어 대던 소금 결정 위로 무언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118쪽, #14 밀양 | 명례 성지


나 역시 한때 천주교 신자로 살았던 터라(지금은 가열하게 냉담 중) 그의 명례성지는 예사롭지 않았다. 그리고 쏟아질 듯 위태롭게 어두운 하늘에 박혀있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영양의 천문대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기록해 놓았다.


198쪽, #24 김제 |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240쪽, #29 완주 | 삼례책마을


세 번째 조정희 작가의 머묾에서 눈에 띈 동심의 세계는 <천공의 성 라퓨타>로 내려왔다. 마치 시타가 하늘에서 유영하듯 떨어지는 것처럼 천천히.


애니메이션 속 하늘 위 구불구불 철길로 이어진 탄광촌을 둘러싼 나무집들을 작가는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와 연결 짓는데 그의 사진을 보니 영락없다.


역시 관심사는 피해 갈 수 없는 것일까. 삼례책마을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독서를 멈췄다. 영국 웨일스의 한 탄광 마을이 헌책방 마을로 재탄생되었다는데, 그 헤이 온 와이(Hey on Why) 마을을 벤치마킹한 곳이 삼례책마을이라고 한다. 10만 권의 장서가 쌓여 있다니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의 독특함은 각 공간과 장소의 시작에 앞서 작가는 시詩적 그러면서 철학적 사유의 글을 던지고, QR코드로 그 공간으로 빠르게 스며들게 만든다. 또, <더 오래>를 두어 소개되는 건축물을 둘러보게 하고, <더 깊게>를 두어 이야깃 거리를 더 깊이 알게 하는 세심함을 갖춘다.


대구로 시작해 부산, 서울, 양구, 여수, 여주, 완주, 충주, 홍성, 강원 고성, 구례, 밀양, 보은, 부천, 영덕, 영양, 인천, 태안, 화성, 김제, 남원, 의정부, 인제, 전주, 파주로 끝맺는 33곳의 공간의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여행이 되는 통에 무작정 떠나게 만드는 개취 여행 안내서가 분명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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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ANGE 머묾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Rainbow Series
박상준.송윤경.조정희 지음 / 여가로운삶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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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여행이 되는 통에 무작정 떠나게 만드는 개취 여행 안내서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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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장님은 매우 친절하다 - 골목상권 사장님과 주민들의 행복한 공존
전미경 지음 / 위시라이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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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에 방점이 찍힌 친절한 사장님이 계신 그 동네가 한적한 시골이 아니라 도심 한복판 마곡동이라는 게 조금은 우리 동네와 이질감이 느껴졌다. 프롤로그에 소개되는 마곡동 일대, 마트럴 주변 아울러 그 친절한 사장님의 주 종목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아파트 숲에 둘러 쌓여 듬성듬성한 섬처럼 어쩌다 찾게 되는 우리 동네는 친절한 느낌의 사장님이 계시던가?




​소개되는 그 친절한 사장님이 한 명이 아니라 떼로 등장할 줄이야! 양천로 30길 주변 대로 주위로 자리 잡은 가게들이 담긴 일러스트를 보니 TV에 등장하는 동네 한 바퀴가 생각난다. 이 골목을 따라 9개의 상점이 소개되는데 QR코드로 가게 SNS로 바로 연결되고, 아기자기한 입구 일러스트는 조금 더 입체적이게 만든다. 너무 궁금증을 자극하는 통에 N사의 거리뷰로 거닐어 보니 입구에 단차들이 있어 휠체어나 유아차 접근성이 떨어져 좀 많이 아쉽다.


창고였다가 택배기사들의 대기실이던 곳에 자리 잡은 <커피상담원>은 다정함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이 있다 하고,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작업실 하나쯤 갖게 되는 <나의 작업실 완전한 여름>은 나도 한때 로망이던 그림이 언어가 되는 곳이라니 상상력이 막 자극된다.


게으른 오후


특히 독쓰기(독서와 글쓰기)에 매진 중인 터라 서점에는 눈이 반짝거리는데 온 우주가 띠링 문 여는 소리와 들어와 정감 어린 소통을 나누게 되는 <게으른 오후>는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입구 단차로 포기했지만. 요새 책 읽느라 잠깐만 간장 종기처럼 엎어져 있으면 금세 눈앞이 뿌옇게 번져버리는 신체 변화를 실감하는 나이인 터라 저자와 말 트기는 좀 쉬울 듯했는데 많이 아쉽다.


블리스냅


나는 엑스 세대 대표 주자라서 난생 처음 들어본 테린느가 얼마나 핫하길래 오픈런에 본고장 일본에서도 먹으러 올까 싶긴 했지만 또 먹어보질 못했으니 그닥 입맛을 다시진 않았다. 한데 <블리스냅> 네이밍이 '온전히 행복한 낮잠'이란 말에 끌렸다. 온전히 낮잠에 빠져든지 가 기억도 나지 않아서 그냥 그곳에 앉아만 있어도 행복이 번지겠다 싶다.


주식


또 나도 체육학을 전공했던 터라 스포츠 과학 전공자라니 반갑고, 그가 만드는 빵이라니 왠지 찰기가 남다르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보게 된 빵 사진에는 이 정도의 속내를 가진 빵이라면 가게 네이밍처럼 밥 대신 주식으로 먹어도 좋겠다 싶다. 주식은 진짜 가보고 싶다. 혹 인터넷 주문도 되려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 아니 <게으른 오후> 서점 주인의 친절한 안내는 도슨트의 향기가 폴폴 난다. 골목 라운딩 하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이 골목 어디께쯤에서 살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워 올리게 만든다. 이 동네처럼 사람 사는 냄새로 가득한 골목이 부럽다. 그리고 이런 슬기로운 골목 사용 설명서가 많아지면 좋겠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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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장님은 매우 친절하다 - 골목상권 사장님과 주민들의 행복한 공존
전미경 지음 / 위시라이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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