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 - 힙한 브랜드를 만드는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조명광 지음 / 포르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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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가 궁금했다. 더욱이 잘 파는 이유를 알려준다니 은퇴 이후 뭔가 파는 일을 고민하는 나로서는 흥미롭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솔직히 법칙이나 숫자를 집어넣어서 모든 걸 설명하는 듯한 자기계발서는 되레 믿지 못하는 편이라 그렇다고 혹하지는 않았다.


기획, 스토리 등등이 상품과 어울려야 하는 시대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시대의 흐름을 각종 세대 구분을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는 늘 어렵다. 잘파세대라니, MZ세대도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데 뜬금없이 잘파세대라는 말에 도대체 나와 얼마나 많은 다른 세대가 존재하는지 한숨부터 쉬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생산과 소비의 형태라는 입장에서 마케팅은 중요하고 현 시대 중심에 팝업이라는 형식이 비중 있게 다루는 내용이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 팝업스토어라는 마케팅 용어를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마케팅이나 홍보에 갖고 있는 관심에 비해 정작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구나, 하는 자성이 들었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팝업스토어처럼 시시각각 새로운 체험과 감정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그래서 팝업스토어의 이야기는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30쪽, 공간, 팝업스토어로 진화하다


37쪽, 팝업스토어와 고객의 관계


2장 <브랜드의 법칙> 중에 팝업스토어의 목적이 주로 매출을 많이 올리는 것보다는 고객과의 관계를 풍성하게 그리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호감적이도록 전환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떡인다. 그런 과정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홍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 이익의 확장 등 고객이 찾도록 하고 고객 스스로 홍보하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당장이라도 팝업스토어를 열면 잘 팔리는 공간을 만들어 낼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팝업스토어가 신상품을 소개하고 체험공간을 제공하며 제품을 알리는 게 목적이라면 그저 '하는 것'이 아닌 종합예술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유념하게 된다. 여기에 팝업스토어를 '잘'하는 방법은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동시에 가장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에 조직의 경영진이나 의사 결정권자가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입 닥치라는 조언도 덧붙이는데 왜 사이다 원샷한 느낌이 드는지.


게다가 무조건 하고 싶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가슴을 흔들만한 나만의 스토리를 씌워야 한다는데, 내가 하고 싶은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놈 안 잡는' 책방은 어떤 스토리를 가져야 하는지 도무지 머리가 돌질 않는다.


"취향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파편화되었다는 의미이다."81쪽, 요즘 유행하는 공간 콘셉트


머리가 하얘졌다. 요즘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도 대부분의 직원이 잘파나 MZ세대다 보니 개취를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데 어쩌면 저자가 지적하는 '파편화'가 되었다는 말과 같지 않을까. 조직에 목숨 거는 시대는 분명 아니다 보니 누구에게나 맞춤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는 말이 공감될 수밖에 없다.


"팝업스토어를 기획하는 것은 기업이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 여정을 분석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103쪽, 다섯 번째, 고객의 의사 결정 과정을 작성하라


팝업스토어 자체가 브랜드나 공간을 고객에게 알린다는 목적성에 비추어 본다면 오픈해서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 자체가 잘 팔려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고객이 입맛을 다시고 지갑을 열게 만드느냐의 의사결정을 분석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겠다 싶다.


156쪽, 열두 번째, 독자적인 ONE ITEM으로 차별화하라


홍대에 <삼다코지> 카페를 예로 들며 이미 독특하고 차별화 된다면 굳이 체험이나 이벤트로 번거롭게 브랜드나 공간을 알리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한데 이미 브랜드가 독특하고 차별화 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임에서 이미 널리고 널린 아이템을 독특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기대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이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리적 공간에 물리적 요소를 채우는 것으로 단순하게 공간을 이해한다면 그 공간에는 별 의미가 없다. 앞으로 공급자는 공간 속에서 무엇을 느끼게 할 것인지 고민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채워야 한다." 203쪽, 에필로그, 공간은 사람이다


이 책은 왜?부터 어떻게?까지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브랜드와 공간을 디자인하고 홍보와 운영까지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할만하다. 이미 홍대나 성수 등 핫플레이스에서 잘 팔리는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무신사, 시몬스, 모나미 등 50가지 사례에서 통해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 팝업스토어를 만드는가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팝업스토어를 알려면 읽어야 하는 전공 서적이 아닐까 싶다. 결국 힙한 공간에 대한 해답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그걸 알려주는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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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팝업스토어의 19가지 법칙 - 힙한 브랜드를 만드는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조명광 지음 / 포르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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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를 알려면 읽어야 하는 전공 서적이 아닐까 싶다. 결국 힙한 공간에 대한 해답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그걸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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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시 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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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태주가 시를 맡고 향기작가 한서형이 향을 맡았다는 독특한 시집, 잠시향은 책장을 열자 깊은 숲 속이 열린 것처럼 피톤치드의 향이 코끝에 상쾌함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먹 냄새 같다고 했는데 가만히 코를 대고 킁킁거려 보니 정갈하게 갈아 놓은 먹의 향 같기도 해서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살냄새 외에 다른 향기를 덮는 걸 좋아하지 않아 향수도 쓰지 않는데 잠시향의 향기는 싫지 않다.




어쨌든 향기시집 답다. 친절하게 책 사용법도 있다. 잠시향이 잠을 위한 향기인 줄 몰랐다. 하여 난 출근 후 짬이 난 시간에 시집을 펼쳤다. 코 끝을 책 어딘가에 처박고 자연스럽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어디에서 이렇게 상쾌한 향기가 묻어날꼬. 밤이 아닌 아침이라 그럴까? 잠은 오는 게 아니고 달아난다.


나태주 시인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잠에 도움이 되는 향기를 궁금해하자 한서형 향기작가는 거뜬하게 그런 향기를 만들어 내어 펼치면 기분 좋은 향을 담았다. 거기에 간결한 잠언과 시인의 시 99편이 오늘 하루를 향기롭게 마무리하게 돕는다.


<그러므로>를 읽는데 '내' 앞에서 서있다는 천국의 사람이 보였다. 다름 아닌 아내다.




​111쪽, 점

129쪽, 섬에서


시인의 시와 잠언은 유독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있다. 고요하고 평안하게 그리고 이 좋은 향기에 취하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훌훌 댄다. 오늘 평안한 잠에 취할 수 있겠다.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137쪽, 사는 법


230쪽, 에필로그


잠에 대한 생각을 두 사람의 인터뷰를 에필로그로 담았다. 잠은 잠시의 죽음이라는 시인의 거침없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아침에 깰 거라는 믿음이 있어 불안하지 않은 삶이라는 고령의 시인이 부럽다. 이틀에 한번은 불면의 밤을 보내는 나로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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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시 향 - 밤새 서성이는 너의 잠 곁에
나태주.한서형 지음 / 존경과행복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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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잠언과 시인의 시 99편이 오늘 하루를 향기롭게 마무리하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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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ANGE 머묾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Rainbow Series
박상준.송윤경.조정희 지음 / 여가로운삶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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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작가, 세 개의 여행론을 읽다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만, 이게 생면부지 작가에게 느끼는 감정이라니 좀 생뚱맞긴 한데 다름 아니라 '날마다 아름다운 순간을 수집' 한다는 조정희 작가의 <기획자의 여행법>을 읽었던 반가움이다. 벌써 3년이나 흐른 시간 속에 그의 여행법이 얼핏 기억을 더듬게 만들어 이 책도 기대 된다.


이들이 엮어낼 33개의 공간 속 여행은 어떨까. 그 공간을 나타내는 태그와 QR코드는 가보지 못한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나처럼 여행을 보통 책으로 하는 이들은 오렌지색이란 창조보다는 놀라움에 가깝다.


"이제는 내 곁에 없는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차례로 떠오른다.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데 사랑은 남아 있어서, 나는 그 사랑에 기대고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26쪽, #2 부산 | 이우환 공간

그 중 첫번 째 작가, 박상준의 이야기. 공간에 존재하는 건축물을 보는 일이 사유가 되기도 흔치 않은 일일 텐데 그런 사유에 이런 문장을 적어내는 저자의 깊음에 얼마간 질투를 느꼈다.


또, 미래의 혁신은 존재를 알아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며들어 모르게 하는 것이라는, 그곳이 삼청도서관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곳이 이리도 궁금해질 수가.


등산은 커녕 평지 여행도 쉽지 않은 나로서는 두 번째 작가 송윤경의 글은 경이로운 풍경이 먼저 휘몰아쳤다. 신선대, 금강산 자락이라니 더 신비로운데 그 끝 점으로 그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가슴이 이리저리 바쁘게 나댄다.


52쪽, #6 여수 | 장도


104쪽, #12 고성(강원) | 신선대

120쪽 #14 밀양 | 명례 성지


"계단에서 일어나 콘크리트 소금 모서리를 가만 만져봤다. 어느 것은 뾰족하고, 어느 것은 무뎠다. 너무도 견고해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콘크리트가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아 뭉툭해졌다. 건축가가 생각한 녹는 소금은 실제로 녹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안을 날카롭게 긁어 대던 소금 결정 위로 무언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118쪽, #14 밀양 | 명례 성지


나 역시 한때 천주교 신자로 살았던 터라(지금은 가열하게 냉담 중) 그의 명례성지는 예사롭지 않았다. 그리고 쏟아질 듯 위태롭게 어두운 하늘에 박혀있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영양의 천문대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기록해 놓았다.


198쪽, #24 김제 |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

240쪽, #29 완주 | 삼례책마을


세 번째 조정희 작가의 머묾에서 눈에 띈 동심의 세계는 <천공의 성 라퓨타>로 내려왔다. 마치 시타가 하늘에서 유영하듯 떨어지는 것처럼 천천히.


애니메이션 속 하늘 위 구불구불 철길로 이어진 탄광촌을 둘러싼 나무집들을 작가는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와 연결 짓는데 그의 사진을 보니 영락없다.


역시 관심사는 피해 갈 수 없는 것일까. 삼례책마을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독서를 멈췄다. 영국 웨일스의 한 탄광 마을이 헌책방 마을로 재탄생되었다는데, 그 헤이 온 와이(Hey on Why) 마을을 벤치마킹한 곳이 삼례책마을이라고 한다. 10만 권의 장서가 쌓여 있다니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의 독특함은 각 공간과 장소의 시작에 앞서 작가는 시詩적 그러면서 철학적 사유의 글을 던지고, QR코드로 그 공간으로 빠르게 스며들게 만든다. 또, <더 오래>를 두어 소개되는 건축물을 둘러보게 하고, <더 깊게>를 두어 이야깃 거리를 더 깊이 알게 하는 세심함을 갖춘다.


대구로 시작해 부산, 서울, 양구, 여수, 여주, 완주, 충주, 홍성, 강원 고성, 구례, 밀양, 보은, 부천, 영덕, 영양, 인천, 태안, 화성, 김제, 남원, 의정부, 인제, 전주, 파주로 끝맺는 33곳의 공간의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여행이 되는 통에 무작정 떠나게 만드는 개취 여행 안내서가 분명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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