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조각을 전공한 미술가, 교수, 작가의 길을 걸어온 것으로 보인다.내가 저자의 이력을 먼저 이야기한 것은 저자의 글 속에 그의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일단 이 책은 에세이집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시적 요소들도 다분하다. 그리고 미술가다운 그림을 그리듯 글을 써내려 간다는 느낌과 조각을 하듯 필요없는 부분은 깎아내어 필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도 그대로 전달 된다.한 사물, 한 생명, 하나의 명사, 하나의 부사, 하나의 형용사를 씨앗으로 각 장마다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줄기가 자라나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듯 이야기는 전개된다.그렇게 피운 꽃송이에는 삶의 지혜와 철학이 은은한 꽃향기처럼 피어난다.이 책 자체가 씨앗에서 시작해 활짝 꽃을 피운 한 그루의 나무같이 삶의 태동과 고난과 몸부림과 그 안에서 피어난 깨달음과 지혜가 고스란히 은은한 진한 향기로 발현된 하나의 예술 작품같은 책이었다.특히 마지막 장인 짧은 만남, 긴 이별이라는 장에서는 나의 부모님과의 짧았던 인연을 연상케 하여 공감과 눈시울 자극하기도 했다.이렇듯 이 책이 만들어낸 삶의 향기는 진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