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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중학생때 엄청 예쁘고 까진 애가 있었는데 복장불량은 기본이고 담배피고 화장도 하고 그런,,,지금도 기억이 나는 게 ‘목사님 딸’ 이었다는 것.
️
*학창시절 늘1등을 놓치지 않았던 남자인 친구가 말하길. 초중딩 때였나? 친구들이 야한잡지같은 걸 구해오면 부탁도 안했는데 자기한테 와서 보여줬다고 한다. 그땐 공부잘 한 게 권력같이 느껴졌다는 소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20대초)에도 명문대를 다녔던 그애는 젊잖고 평판이 좋았는데 친구들만 만나면 말의 반은 욕이었다. 똑똑함정도=까짐
#할많하않
작가 조너선 프랜즌은 나에게 낯선 작가이고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책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를 하루만에 정주행하듯 완주한 책이다.
(3일소요)
1970년대 미국의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왜 엉뚱한 얘기를 꺼냈냐고?
인종도 배경도 시대도 다른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을 닮은 내 주변인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면의 한 구석은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러내느냐 않느냐의 차이일 뿐 누구나 각자의 욕망이 있고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따른 도덕적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행동하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 인물들은 그들이 품은 욕망, 질투, 죄책감, 인정욕구, 불안, 성적 욕망 등의 다양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뉴프로스펙트라는 교외 마을의 부목사로 일하는 러스 힐데브란트 가족의 붕괴 직전의 이야기다.
러스는 아내와 권태를 느끼던 차에 미망인 프랜시스 코트렐 부인에게 애정을 품는다. 그의 아내 매리언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네 아이의 어머니로 살고 있지만 자신의 엄청난 과거의 상처로 인해 남몰래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 자신의 아픔을 고스란히 닮아 있는 아들 페리는 늘 걱정이다.
학교 최고 인기녀 베키는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는 태너와 사랑에 빠지고, 셋째 페리는 천재로 태어났지만 심각한 약물중독에 빠져 있다. 베키를 유독 아끼는 첫째 클렘은 육체적 사랑에 빠져 학업에 소월해 지고 베트남 파병 지원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막내 저드슨까지. 모든 등장인물들을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필력은 흠잡을데가 없다.
제목 크로스로드는 러스가 부목사로 있는 교회의 청년부다. 러스가 만들었음에도 그는 어떤 사건으로 모임에서 배제되어 있는데(이유 경악을 금치못함), 그의 아이들은 러스가 싫어할 걸 알지만 모임에 가입하고 크로스로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적 서스펜스는 끝으로 갈수록 재미를 더한다. 이 가족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읽어보자
교차로, 만남의 의미 이면서 어긋남의 의미이기도 한, 러스 가족의 모습을 잘 담아낸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표지의 평화로운 가족 그림위에 빨간색의 엑스표시는 이 책 그대로를 담고 있다.
조너선 프랜즌은 전작인 <인생수정>으로 미국 최고의 작가로 손꼽혀 왔다고 한다. 이 책은 한 가족의 이야기로 1970년대 당시 시대상과 사회적 이슈들을 쉽게 읽히면서 깊이 있게 다루었고, 등장인물들을 촘촘히 묘사하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어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소설에서도 최고작가라는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은행나무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페리는 재능이 뛰어났지만 마음이 가난했다. 그런데 공적으로는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토록 떠벌리는 아버지가 페리에게서는 오직 결점만을 보았다. 이제는 청소년부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사회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역하는 대신, 아버지는 앰브로즈에게서 인기 있는 아이들을 떼어내 자기가 차지하려고 했다. 아버지는 그냥 나약한 게 아니었다. 역겨웠다. 도덕적 사기꾼이었다. -1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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