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성기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절판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그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자주 나를 찾아오는 건가?"
여기서도 선생님은 일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되풀이했다.
"자네는 나를 만나도 아마 여전히 외롭다고 생각할 걸세. 내게는 자네의 그 외로움을 뿌리째 뽑아줄 만한 힘이 없으니까. 자네는 머잖아 바깥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걸세. 그러면 더는 내 집 쪽으로 발길을 향하지 않겠지."
그러고는 쓸쓸한 웃음을 보였다. -28쪽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만든다네. 나는 훗날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걸세. 훗날 지금보다 더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지금의 외로움을 참으려고 하네. 자유와 독립과 자아로 가득 찬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런 외로움을 맛볼 수밖에 없네."-47쪽

나는 차가운 머리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뜨거운 혀로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편이 더 생생하게 전달된다고 생각하네. 몸은 뜨거운 피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지. 진실한 말은 공기에 파동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더 강한 물체에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야. -188쪽

진정한 사랑과 신앙심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네. 나는 그녀를 볼 때마다 나 자신이 점점 아름다워지는 기분이었지. 그녀를 생각하면 그녀의 고상한 기운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어. 만일 사랑이라는 불가사의한 감정에 양 끝이 존재하고, 그 높은 쪽은 신성함이 낮은 쪽은 성욕이 차지하고 있다면, 나의 사랑은 높은 쪽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었네.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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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 SOLAR : 인터내셔널 릴리즈 앨범 [CD+DVD]
태양 노래 / YG 엔터테인먼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커넥션하고 아일비데어 두 곡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는 앨범. 뮤지션 태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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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어디든 - 현대문학 창작선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9월
품절


의도는 이해하지만 내용은 이해하지 못할 때, 포착은 하지만 공감은 하지 못할 때 우리의 반응은 시니컬해진다. 그러니까 그것은 비겁의 한 양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시니컬한 표현은 내부의 울적함을 위장하는 방식이다. -13쪽

현재하고 있는 과거는 단순한 과거라고 할 수 없었다. 현재를 마구 휘저으며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과거의 권력. 과거를 이길 수 있는 현재란 매우 드문 것이다. 그 과거가 황폐해져 있다면 그럴수록 더욱 이기기가 힘든 것이다. -25쪽

대개의 경우 교묘함은 소심한 사람이 자기 보호를 위해, 그것도 자기 내부에만 써먹으려고,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나 속여볼 요량으로 개발해내는 허술한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26쪽

문학, 혹은 인간의 위엄을 유지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 위엄은 높거나 넓은 데 있지 않고, 깊은 데, 말하자면 불편한 데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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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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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닥치지만 이별은 보험 처리처럼 지지부진하다.-22쪽

누군가는 퍼즐이 삶을 견디기에 좋은 게임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틀렸다. 물론 퍼즐을 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퍼즐만큼 꽉 차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는 ㅅ애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들 인생은 늘 몇 조각 부족한 퍼즐 판이다, 라는 그럴듯한 통찰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퍼즐 게임은 완벽함이 생명이다. 한 조각이라도 달아난 퍼즐 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폐기 처분되어야 마땅하다. 단 한 조각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완전하게 맞추기 위해 퍼즐 게임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은, 생의 에너지는, 결핍을 채우려는 불완전한 욕구로 허덕일 뿐이다. 그게 인생과 퍼즐 판의 차이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퍼즐을 하는 여자의 내면에 쌓이는 아귀 맞지 않은 욕망의 조각들을. 아직 제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유예된 증오의 부스러기들을. -34쪽

꽃은 절정이 지나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꽃 진 자리가 꽃보다 더 붉다는 걸 남자는 이번에 새로 알았다.-202쪽

그대들은 둘 다 컴컴하고 조심스럽다
인간이여, 아무도 그대 심연의 밑바닥 헤아릴 길 없고,
오 바다여, 아무도 네 은밀한 보물 알 길 없다.
그토록 악착같이 그대들은 비밀을 지킨다! - 보들레르의 <인간과 바다-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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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 김현의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구판절판


미국 영화가 자꾸만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은, 미국의 지적 힘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자기 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것을 선전해야만 안심이 되는 나라는 이미 그렇게 좋은 나라가 아니다. 자기 나라가 좋지 않은 나라라고 비판하는 것을 그대로 놔두고 그것을 수용하는 나라가 차라리 좋은 나라이다. 그 체제를 나는 부정적 신학이라는 용어를 차용하여 부정적 체제라고 부르고 싶다.-47쪽

한국 사회는, 소외/물신화/기능화 등의 후기 산업 사회의 특징을 그러난 구조로 갖고 있으며(나는 나 아닌 것이다), 분단/군사 독재 등의 후진국 경제 정치적 특성을 숨은 구조로 갖고 있다(나는 나 아닌 것이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내가 나 아닌 것이어야 안심하고 살 수 있다. 나는 사유하지 않는다...... 나는 사유하지 않는다. -55쪽

구멍의 공에 제일 깊게 사유한 최초의 인물은 노자이다. 그는 항아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항아리의 텅 빈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빈 곳이 있어야 채울 마음이 생겨난다. 공은 행위, 욕망의 행위의 밑바닥이다. 장자는 그것을 더 논리화해서, 구멍을 뚫으면 혼돈은 죽는다라고 말한다. 그것을 뒤집으면, 구멍이 있으면 혼돈은 없다. 그 구멍은 질서, 사회 생활의 기본틀이다. 구멍이 없는 존재는 완전자 - 신, 악마, 자연...... - 뿐이다. 구멍이 있는 것은 모두 인간적이다. 인간은 구멍의 모음이다. 채워도 채워도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구멍들......-71쪽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정음사, 1968)의 가장 끔찍한 전언은 맨 앞 대목에 숨겨져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사는 힘은 강하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동물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는 동물이라....... 그 동물은 체념에도 쉽게 익숙해진다. 불편하고 더러운 것, 비인간적인 것에 익숙해진 인간의 모습은 더러운 것인가, 안 더러운 것인가?-71쪽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 생각으로는, 자기의 욕망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이 무엇에 대한 욕망인지가 분명하면,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면, 무엇을 왜 욕망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그 앎에 대한 욕망은 남의 글을 읽게 만든다. 남의 이야기나 감정 도로는 하나의 전범으로 그에게 작용하여, 그는 거기에 저항하거나 순응하게 된다. 저항할 때 전범은 희화되어 패러디의 대상이 되며, 순응할 때 전범은 우상화되어 숭배의 대상이 된다. 나는 누구처럼 되겠다가 아니면, 내가 왜 그렇게 돼가 된다. 그 마음가짐은 그의 이름붙이기 힘든 욕망을 달래고, 거기에 일시적인 이름을 붙이게 한다. 왜 일시적인가 하면, 전범은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79쪽

나는 항상 옳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나는 항상 잘못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앞의 사람은 투사고 뒤의 사람은 종교인, 예술인이다. 나는 항상 옳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자부심 없이는 싸울 수 없고, 나는 항상 잘못한다라고 사유하는 사람의 원죄성이 없이는 느낄 수 없다. -168쪽

욕망은 단순한 개인 심리적인 개념뿐만 아니라 정치적 개념이기도 하다. 욕망은 현실 원칙에 의해 억눌리고, 그러면 억압이 생겨난다. 그 억압의 상징이 아버지이다. 아버지에게 억눌린 아들은 결핍의 상태로 그 욕망을 산다. 그 결핍이 욕망을 변형시키고 왜곡시킨다. 욕망의 뿌리는 어머니와 자고 싶다는 개인적 욕망이면서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는 정치적 욕망이다. 살부 의식은 제임슨이 말하는 "현실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불만"이다. -190쪽

죽는다는 것은 사회적 관련하에서 죽는다는 뜻이다. 혼자 사는 사람은 - 그 가장 극단적인 예가 로빈슨이겠지만 - 죽지 않는다. 그는 사라져 없어질 뿐이다. 죽는다는 것은 남의 기억 속에는 남아 있으나, 육체적으로는 접촉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질 때, 다시 말해 혼자 살게 되었을 때 그는 사라진다. 어디로? 무 속으로. 무마저도 없는 무 속으로. -190쪽

가장 서글픈 사실 중의 하나는, 사람이 하루에 여덟 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일이란 일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여덟 시간씩 계속 밥을 먹을 수도 없으며, 또 여덟 시간씩 술을 마실 수도 없으며 섹스를 할 수도 없지요. 여덟 시간씩 할 수 있는 일이란 일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토록 비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이유이지요. - 포크너-?쪽

정치적 언어의 특징은 그 뻔뻔함에 있다. -?쪽

열정이란 재능을 가리킵니다. 열정없는 재능이란 없지요. - 김윤식-?쪽

생각이란 벼룩 새끼들 같아서 헤아릴 수가 없다. - 러시아 속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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