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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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닥치지만 이별은 보험 처리처럼 지지부진하다.-22쪽

누군가는 퍼즐이 삶을 견디기에 좋은 게임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틀렸다. 물론 퍼즐을 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퍼즐만큼 꽉 차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는 ㅅ애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들 인생은 늘 몇 조각 부족한 퍼즐 판이다, 라는 그럴듯한 통찰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퍼즐 게임은 완벽함이 생명이다. 한 조각이라도 달아난 퍼즐 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폐기 처분되어야 마땅하다. 단 한 조각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완전하게 맞추기 위해 퍼즐 게임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은, 생의 에너지는, 결핍을 채우려는 불완전한 욕구로 허덕일 뿐이다. 그게 인생과 퍼즐 판의 차이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퍼즐을 하는 여자의 내면에 쌓이는 아귀 맞지 않은 욕망의 조각들을. 아직 제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유예된 증오의 부스러기들을. -34쪽

꽃은 절정이 지나 모두 떨어졌다. 그러나 꽃 진 자리가 꽃보다 더 붉다는 걸 남자는 이번에 새로 알았다.-202쪽

그대들은 둘 다 컴컴하고 조심스럽다
인간이여, 아무도 그대 심연의 밑바닥 헤아릴 길 없고,
오 바다여, 아무도 네 은밀한 보물 알 길 없다.
그토록 악착같이 그대들은 비밀을 지킨다! - 보들레르의 <인간과 바다-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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