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파랑새 사과문고 79
김향이 지음,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책 표지를 보면 너무나 운치있고 신비함이 묻어있는 고가 한 채가 있어요.

책 제목인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의 운조루입니다.

 

마른 가지 끝에 달린 목화송이를 보고 글감을 얻었다는 <베틀 노래 흐르는 방>,

<동백꽃 이야기>는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가 약탈해 간 울산동백에 대한 이야기에서,

<날개옷 이야기>는 해인사 비로자나 불 안에 들어 있던 복장 유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글감을 얻었고,

<무지개 꽃살문>은 부산 금정산 독성전의 무지개 꽃살문에 새겨진 동자·동녀상을 보고,

<항아리와 풀꽃>은 강진 가마터에서 얻은 글감이라고 합니다.

 

총 여섯편의 이야기중 두편의 이야기를 소개할께요.

첫번째는 섬진강 여행을 갔다가 운조루를 둘러보고 쓴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입니다.

운조루는 1776년에 건축된 건물로 중요민속자료 8호로 지정되어 있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유서 깊은 저택입니다.

터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제비 한 쌍이 운조루를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여행 온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운조루를 살펴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예요.

사람들의 무리중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운조루가 가진 역사와 깃들어 있는 우리 전통과 운조루의 주인의 마음씨를 알 수 있었고,

아주 좋은 명당자리에 지어진 집이지만, 뼈아픈 사연으로 식구들도 뿔뿔이 흩어져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홍살문에 걸려 있던 호랑이 뼈, 나무 쌀독, 제비 부부등 사물과 동물들의 의인화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방법이 재미있어요.

 

두번째는 제가 사는 곳과 멀지 않는 곳에 있는 범어사에 관한 이야기인 <무지개 꽃살문> 입니다.

범어사 독성전은 1905년 학암 스님이 세운 것으로 그 이듬해 완공되었구요. 그때 만들어진 독성전 꽃살문 이야기예요.

임오군란 이후 조선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고 백성들은 점점 더 살기가 피폐해졌어요.

가족을 살리기 위해 소목장이 된 이씨.

나라가 흉흉하지만 병든 아내와 제대로 먹지 못해 초췌해진 아이들을 생각하며 밤을 낮 삼아 일을 하던 이씨는

어느날 연기처럼 사라지는 아내를 꿈속에서 만나고는 무슨 일이 생긴 것만 같아서 집에 다니러 갔어요.

아내와 어린 아이들은 병과 배고픔으로 죽자, 따라 죽으려고 했지만 자기를 믿고 소목장을 맡긴 도편수 어른을 곤경을 빠뜨릴 수 없었어요.

자신 때문에 병과 배고픔으로 죽은 아내와 아이들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마음으로 꽃살문을 만들고,

아치틀기한 틈새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신의 아들, 딸을 새겨 넣어 두 팔을 올리고 꽃공양을 하도록 했어요.

아비로서 살기위해 가족을 떠났지만, 자신 때문에 죽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독성전 꽃살문은 끝까지 만들어 낸 소목장 이씨가

안타까우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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