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보관함
남상순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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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불합리하거나 억울한 일이 있어도 그저 좋은 게 좋다, 내가 참고 말지,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하는 말로 합리화하여 내 안의 감정, 분노를 무화시키고 인내한다. 그렇게 해야 내가 괜찮은 사람이고 교육받은 사람이고 인격이 성숙한 사람처럼 스스로 착각하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어렸을 때는 감정보다 이성의 힘이 더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때는, 형제자매들이 많아서 내 감정을 표출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작은 불만이나 화, 저항의 말은 할 줄 몰랐고 해서는 안 되었고 할 기회가 없었다. 감정표현에 서툰 사람이었지만 아무도 그걸 문제 삼지 않았다.

감정보관함이라는 상자를 보며, 우리 안에서 부글거리는 어떤 색의 감정이든 그대로 묵힐 것이 아니라 꺼내어 소중히 대하고 잘 사용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사소하다고 치부하여 그 감정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뭉개어 버리면, 당장은 아무 일이 없어 평화롭게 지나갈 수 있다. 그러다, 다음에 재발되면 더 큰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자신 안에 가두어둔 그것 때문에 스스로 큰 고통을 당하고, 누군가 다시 정리해야 할 상황이 오게 된다. 이 책은, 비록 작은 분노일지라도, 시시한 억울함이라도 절대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얘기한다.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그 시작이 우리 모두의 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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