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흄세 에세이 1
알베르 카뮈 지음, 박해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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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는 <이방인>으로 처음 접했었다.

그것을 보고 나니, 그는 인간의 내면의 (어두운것 까지도) 모든것을 솔직하게 풀어낸 사람, 심오한 사람,

냉철하면서 자신을 시도 때도 없이 관찰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결혼>은 20대 초반에 알제리의 도시들을 거닐면서 쓴 에세이집이다.

20대의 카뮈 목소리가 생생히 담겨 있는 글이라, 청춘 에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글을 20대에 쓸 수 있을까 감탄했다. 어떠한 내용이 주를 이뤄서 간다기 보다는

그곳의 풍경에서 주는 여러 철학적 내면의 생각들 위주로구성 되어 있는데 문장들이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고 정의한 내용이 꽤 있었다.

보다가도 과학적 증거가 있는 내용은 아닌데, A는 B이다. 와같은 문장이 있어, 그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이렇게도 생각하는지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었다.




빛과 폐허를 뒤섞는 바람과 태양의 저 장엄한 융합속에서

빚어진 그 무엇인가가 스러진 도시의 고독과 침묵을 동반한

가운데 인간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가늠할 척도를 선사한다.


가을 날씨가 선선해서 밖에서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바람과 태양의 저 장엄한 융합이라니, 늘 맞고 있었던 바람과 늘 쬐고 있었던 태양빛이 그날따라 다르게 보였다.

장엄한 느낌은 아니였고, 카뮈가 말한것처럼 내가 그 바람과 태양빛을 받고 있으니

내가 있구나 존재하는구나 알게 되고, 온기와 냉기, 혹은 촉감들이 느껴져서 그런 느낌들이 내가 자연에게 사랑 받고 있는걸 알려줘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스스로 의식하는 죽음을 창조함으로써

우리와 세계를 분리하는 간격을 줄이게 되고,

영원히 잃어버린 그 세계의 승화된 이미지를 의식하면서

기쁨에 들뜨지도 않은 채 완전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20대 초반에 스스로 의식하는 죽음을 생각한 그의 모습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난 이문장을 보며 '불안'이 떠올랐다. 내 현재의 삶이 종결 나는 상상은 안한사람이 있을까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유별난걸 수도.. 아무튼 나는 걱정이 많고, 현재가 지속은 되고 있지만, 그 당연한 것이 언제 종결날지 모르는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있지 않은 걱정을 미리부터 만들어서 불안에 떨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어쩔땐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지내기도 한다.

카뮈의 문장이 좀 무겁게 느껴졌지만, 사람이 늘 좋은 생각만 하며 살 수는 없으니 이런 생각쯤은 지니고 있다 생각하고 넘어갔다.

알베르 카뮈의 <결혼>

심오하지만, 힘있는 문장들이 있어서 여러번 읽으며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요즘 문장을 씹어먹는데에 재미를 붙였다. 처음엔 성경말씀을 씹어먹는데서 출발이였지만, 소설 에세이 등등 나를 빨아들이는, 내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리는, 다시한번 주변을 살펴서 내느낌은 어떤지 정검하게 되는, 매력적인 문장들이 많아서 책을 가만두지 않게 된다. 가벼운무게와 노트같은 디자인이라, 읽어보라고,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왠지 포스트잇도 같이 선물해주면 좋겠다.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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