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 〈빅이슈〉를 팔며 거리에서 보낸 52통의 편지
임상철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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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책을 처음봤을때 제일 먼저 눈에 띄였던것은 빨간 모자 그림이다.
왜 빨간 모자가 표지에 크게 박혀 있을까 궁금했는데, 빅이슈 판매원 유니폼중에 하나임을 알았다.  

빅이슈가 어떤잡지인지도 처음엔 몰라서 검색을 통해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빅이슈는 홈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스트리트 페이퍼이며, 잡지판매대금의 절반이상이 홈리스 출신의 '빅판'에게 돌아간다.
'빅이슈 판매원' 줄임말로 '빅판'이라 불리는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는 잡지에 편지(자신의 이야기와 그림)를 같이 끼워판매하였다. 그 편지가 52통이며, 그것들을 엮은것이 이책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고, 홈리스의 힘든 삶을 들어보고 싶었기에 얼른 책을 펼쳐 보았다.

 

 

차례에서 보이는 단어들만 보아도 그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보였다.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지만, 그속에서 아픔, 슬픔, 기쁨, 놀라움,

당황스러움 등등 다양한 감정선들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바깥세상에서 힘든 삶을 보내셨지만, 

글을 읽는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좋으심을 여러번 느꼈다.

 

또한,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인상깊었고, 마음에 다양한 감정선을 느꼈지만,

많은분들이 직접 이 책 읽는것을 권장하기 위해 몇가지만 골라서 기록하려 한다.

<발췌내용>

 

오산

건장한 사내는 자신의 과거를 거리낌 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폭력배 생활을 했다고도 하는 그는 한국전쟁 때 중공 의용군으로 참전해서 전투를

치렀으며 전투 중 포로가 된 군인을 곧바로 총살해버렸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총살한 군인이 죽기 전에 살고자 하며 비굴하게 굴엇다는 말도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알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이런 나쁜 놈이 있나. 그렇게 하고서도 이 나라에 돈 벌러 오는 거냐?" 하며 큰소리로 욕을 했고 급기야 몸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한사람이 신고를 하여 두 사람은 경찰서에 가게 되었고, 형사가 싸움의 이유를 알게 된 후에는 이렇게 말했다.

"여, 김 형사. 이사람과 같이 온 사람 수갑 더 조이고 의자에 묶어놔."

(결국 쌍방폭행으로 벌금형이 나왔습니다.)

-199-


나같아도 욱! 하고 한방 날렸을것 같았다. 공감도 되면서 마음이 쓰라렸던 이야기였다.

솔직하면서 뜨거웠던 저자의 행동이 인상깊었다. 나또한 타국에 가서 외국인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모르게 ,중국인처럼 큰 말 실수를 할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이십오만원

어느날, 외환 위기로 인해 같은 직장에서 실직한 친구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잘 지냈어? 내가 노점상 하려는데 처음에 물건 구입할 돈 백만원 정도가 필요해서.. 있으면 좀 빌려줘라."난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신용카드로 급전을 만들어,매달 이십오만 원씩 갚는 조건으로 며칠 후 친구에게 건네 주었다. 친구는 걱정말라면서 노점장사를 하며, 매달 돈을 같아나갔다. 그러나 마지막 이십오만원이 남았을 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

몇개월 정도 흐른날, 그가"내가 궁금했지? 노점 장사 하다가 단속으로 물건을 다 압수당했어.

돈도 없고 너에게도 미안하고 막노동하며 떠돌아 다녔네. 늦게 갚게되서 미안타! 하며, 검은 비닐봉지를 건넸다. 거기엔 이십오만원이 있었다. 그 이후로 친구의 소식이 없다가..

다른사람에게서 그의 소식을 들었다.

"소문에 죽었다더라. 노숙 생활하다 공원 벤치서 새벽에."

 -116-


이 이야기는 너무 안타까워서 뇌속에 꽂혀 있다. 안그래도 요즘 경제가 힘들어서,

이야이가 내게 더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살아남기위해 죽기까지 몸부림쳤던 친구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 말고도 책에는 여러 안타까운 이야기, 희망을 주는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다. 52통의 편지이고, 52개의 이야기이지만..

여운이 감돌아서 이야기가 끝나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글 뿐 아니라 저자가 직접그린 그림까지 정성껏 실려있어서, 아무리 내가 조금만 기록한것이라도 안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림 한점한점.. 자신의 생각 느낌표현을 잘하셨고, 

디테일이 살아 있다. 그림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그 상황이 상상이 간다. 추운 그날의 날씨, 지하철의 차가운 바닥 날은 춥지만

길고양이와 함께한 따스한 온기, 등등. 많은것이 느껴진다.

 

 

 

1 - 늦은 밤 잡지를 구입했던 어르신. 저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십시오"라고 하시더군요.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2 - 보스니라전쟁으로 고아가 되어 구두를 닦는 소년이 잠든 모습.

3 - 모녀가 계단을 내려오다 엄마가 발을 헛디뎌 계단을 굴렀다. 네다섯 살 정도의 여자아이는 엄마에게 매달리며 엄마 엄마 ~ 하고 울부짖었다.

그러다 금세 그 상황을 잊어버리고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4 - 인력사무소에 나가는 사람들은 다음 날에도 같은 현장에서 불러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내일은..

5 - 우린 이제 어디로 떠나지? 길을 정해야 하네. 냐옹 씨!

6 - 어린 시절에는 미술가를 꿈꾸면서 해외 입양이라는 태양이 비추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하나같이 저자의 시선과 생각, 느낌이 담겨 있어서 너무 좋았다. 기록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자꾸 기록하다 보면 자신을 더 알아갈 수 있어서 이다.

저자는 글로,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느낌을 잘 표현하신다.

그것에 감탄하면서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다. 또한, 나는 평소에 홈리스 분들이 보여도 그냥 지나친적이 많았다. 글을 읽고 나니, 한층 내가 그분들의 입장이였으면 어땠을까. 되돌아보게 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제목이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인데.. 이분들에게는 먼미래엔 어떻게 살지가 아니라 당장 오늘, 내일, 모레는 어떻게 살아갈까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이다 하며 매일같이 맘졸일것 같다. 그런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니 정말 안타깝다. 

주변 사람들 가운데서 위로의말, 행동들을 받으며 힘을내어 살아가는 저자의 삶을 보니,

감사함이 몸에 베신것 같았다.

하루하루를 감사함, 간절함으로 열심히 살아가야 겠다고 여러번 생각이 들었다.

인상깊었던 저자의 한마디도 잊을 수 없다.


 

사람들은 길거나 짧은 인생의 여정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살아갑니다.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고 지금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엔 정말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나또한 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기에,

내 삶을 열심히 살면서 부지런히 기록하고 표현해 나가야 겠다.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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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2-0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