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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 박보나 미술 에세이
박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박보나 작가의 미술에세이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처음 책을 받았을 때부터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얇고 가벼워서 이동할때 읽기가 너무 좋았다
두께는 얇지만, 내용은 얇지 않았다
문장을 차처럼 우려마시고 싶을 정도로..
책에 나오는 작품들과 작가님의 해설이 마음을 움직였다

모든것이 우주적 관계 안에서 서로 ‘옆으로’ 의존할 때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꾹 눌러 말하기 위해,
글쓰기 방식에도 나름의 유기적인 규칙을 더해봤다
나무에서 첫 발을 딛고 마지막 장에서 다시 나무의 끝을 잡아 둥근 원을 만들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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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리릭 넘겨보니, 목차가 특이한 형태였다
이유가 궁금하여, 프롤로그를 읽어보니, 옆으로 의존하는 의미를 담았으며,
나무(처음)와 나무(끝)를 붙들어 둥근원을 만드는 유기적인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목차 규칙 마저 의미있고 재미있었다
흥미러운것 천지였다

<속삭이는 자>의 최초의 발화하는 사람이 아니다
새가 먼저 지저귄다
인간이 그 신호를 퍼뜨리지만 언어가 아닌 악기와 사물, 몸짓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간의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른 문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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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오락관을 연상시켰다
처음엔 새소리로 시작했는데 점점 새소리가 다라 언어로 변화하는것이 재미있으면서,
장소가 숲에서 도시로 이동되면서 삭막해지는 느낌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책에서 정적인 사진으로 작품을 접했지만, 무척이나 상상이되어 나에게는 동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숲에서 들었던 새소리가 맑게 울려 퍼졌다

19세기중반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센프란시스코에 많은 중국인들이 들어왔다
안타깝게도 당시 시에라네바다 부근 철도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중국 노동자들 수백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작가는 이 사건을 기억하며, 교차하는 두개의 철로 위에 25만개의 포춘쿠키로 ‘황금산’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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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쿠키는 그저 톡톡 깨서 운을 확인하는 가벼운 과자였는데
이런 작품으로 접하니 마음이 찡했다
25만개의 포춘쿠키 언덕은 수만은 중국인들의 무덤으로 연상되었다
너무 마음아팠다
미국 여행할때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이런 역사를 알고서 여행을 한다면,
깊이도 틀려질 것이고, 마음 한구석에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무려 한 세기동안 패터슨은 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을 키우고, 백병의 문필가들은 글을 쓴다
나무가 자라고 글이 싹을 틔우는 시간이 작가의 수명보다 길고 느리다
작가 본인을 포함해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은 프로젝트의 완성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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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앞만 보고 돌진 하는 것을 멈추고 나무의 성장을 같이 지켜보며, 천천히 숨을 고르자”
그 차분한 사유의 너른 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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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래의 도서관>일까 생각했는데, 나무의
성장시간에 맞춰 책을 만든다는것을 가정하에 하다보니,
머나먼 미래가 된다는 뜻이였다
이런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었다.. 자연의 속도는 생각안하고 너무 우리 생각만 했다
나는 박보나 작가님의 에세이가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단순히 작품만 보기보다는 작가님이 짜놓은 규칙(목차)과 함께 읽어보니, 원래의 작품보다 더 의미(옆으로 의존한다)가 있었다
우리가 알지못했던 작품들이 많을텐데..
그것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보여주니, 작가들이 품고 있는 마음과 신념,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마음이 갔다
그것들과 나를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박보나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았다
계속해서 시리즈로 나왔으면 싶다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