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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지? ㅣ 내친구 작은거인 51
홍종의 지음, 조에스더 그림 / 국민서관 / 2016년 7월
평점 :
나는 누구일까?
참 많은 생각을 하는 말이다.
내가 중학교 때 읽은 시 중에서 김광규님의 <나>라는 시가 있다.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고
나의 형의 동생이고
나의 동생의 형이고
나의 아내의 남편이고
나의 누이의 오빠고
나의 아저씨의 조카고
나의 조카의 아저씨고
나의 선생의 제자고
나의 제자의 선생이고
나의 나라의 납세자고
나의 마을의 예비군이고
나의 친구의 친구고
나의 적의 적이고
나의 의사의 환자고
나의 단골술집의 손님이고
나의 개의 주인이고
나의 집의 가장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
조카고
아저씨고
제자고
선생이고
납세자고
예비군이고
친구고
적이고
환자고
손님이고
주인이고
가장이지
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
이 시를 읽으면서 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진짜 내가 아닌 누군가가 원하는 '나'로 살아가는 기분 말이다.
우리 딸은 가끔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엄마, 나도 생각이 있고 기분이 있어. 엄마 그냥 나는 나야. 임지윤이라고!"
초등학교 2학년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때
나는 많이 당황을 했다.
어쩜 나는 우리 아이에게 그 모습이 아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런 모습이 아니라서 가끔은 화를 내고 가끔은 잔소리를 하며
가끔은 실망하거나 꾸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동화는 아이만 읽을 것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한다는 것을 느껴야할 듯 하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아이 스스로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야 우리 아이의 마음 속에 상처 받은 또 다른 아이가 있지 않을 것 같다.
요즘에는 마음이 아픈 아이가 참 많은 듯 하다.
그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하는 동화

이 책을 쓴 작가 홍종의 선생님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많이 지은 동화작가이다.
그는 이 동화책을 통해서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 살고 있는 그 아이들에게 보내는 신호이다.
아니,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아이와 친하게 지내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말이다.

이 동화의 주인공은 정슬기이다.
정(말) 슬(픈) 기(분)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아이.
그 아이는 스스로 자기 이름을 그렇게 풀어본다.

슬기는 엄마의 큰딸이고 동생이게는 언니이며 누나이다.
엄마가 늦둥이 동생을 낳으면서 슬기는 정말 바쁘고 힘들다.

슬기는 그냥 정슬기가 아닌 엄마의 큰딸이고 슬비의 언니이며 민기의 누나다.
학교에서 마저 작은 선생님이 되어버린 슬기
"그렇게 사니 좋냐?"
어디서 슬기에게 누군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하게 되는 슬기
과연 슬기는 진짜 슬기를 찾을 수 있을가요?
마음 속에서 나가버린 슬기, 그 아이를 어떻게 하면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당당한 '정슬기'라는 자신을 찾아가는 동화
이 동화를 통해서 아이의 마음을 한번 더 살피고 그리고 아이의 마음 속 상처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이며
또한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하는 멋진 동화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