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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곱 - 우리, 서로에게 물들어
이힘찬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3월
평점 :
이상하게 나는 봄을 탄다.
사계절 중에서 가장 짧은 이 봄이 되면 나는 괜히 설렌다.
하늘을 봐도 설레고
나무를 봐도 설레고
꽃을 봐도 설렌다.
그래서 오랫만에 딸을 위한 책이 아니라 나를 위한 책을 신청했다.
참, 오랫만에 딸이 학교에 간 사이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잔잔한 클래식과 참 잘 어울리는 <사랑제곱>

사랑이란 참 어렵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어렵고
사랑을 유지하는 것도
그리고 사랑과 이별하는 것도 참 어렵다.
이 책은 짧은 봄,
사랑을 하려고 하는
혹은
그 사랑과 이별하는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처음 이 글을 본 것도 카스에서였다.
일주일에 한번씩 업글이 되는 이 사랑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글을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 <사랑제곱>이라는 커피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라매공원 근처였나?
서울에 있는 언니 집 근처라
다음에 서울에 가면 꼭 한번 들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더 어른이지 못한 것이 불만이라고 한다.
더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하고
더 많은 귀와 더 많은 눈, 그리고 더 많은 다리를 갖지 못한 것이 .....
사랑에 아프고
사랑에 쓸쓸하고
사랑에 안으로 숨고
사랑에 하루가 무겁고
사랑에 사람을 잃은
그리고 사랑 때문에 다문 입가에 다시 한번 미소가 번졌으면 하는 .....
그리고 마음 속에 작은 여유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 글을 쓴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작은 물건 하나에도 설명이 서너 장인데
그 사람에 대한 것이라면 어떨까.
설명서는 내게 지시하는 명령문이 아니라
주의할 점을 미리 알려주는 지침서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설명서는 항상
서로 간의 대화 속에 있다.
대화....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사랑해야하는 사람과
제일 대화가 없는 것 같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대화가 사라졌다.
"밥 먹었어?"
"오늘도 늦어?"
"먼저 잘게"
내가 최근에 가장 많이 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그 멀어짐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제품 설명서의 까다로움처럼
대화를 하고 나면 더 어려워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랑의 참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할 때는 늘 맞추어주는 것에 익숙하더니
이제는 시간이 흐르고
나에게 맞춰주기를 더 바라고 당연하게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 점점 사랑을 잃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천국에 가면 숟가락을 준다고 한다.
나를 위한 숟가락이 아니라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을 위한 숟가락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나를 위한 숟가락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랑의 중심이 '나'가 아니라 '너'라는 것을 점점 잊어버리는 우리
봄날,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보다
사라지고 있는 사랑을 잡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이 봄에는 이 한권으로 책으로 다시 한번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