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귀고리 산하세계문학 17
세라핀 므뉘 지음, 실비 세르프리 그림, 양혜진 옮김 / 산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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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르다혹은 남과 다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오랜만에 딸과 쇼핑을 하다가 있었던 일이다.

옷을 고르는 내내 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딸에게

너 옷 사러 온 거 맞아? 옷 고르는데 집중 좀 하면 어때?”

지금 그러니까 고르고 있잖아.”

아이는 sns에 올라온 패션 아이템을 검색하고 거기에 맞게 옷을 사고 있었다. 요즘은 이렇게 입는 것이 트랜드라고 하면서.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팬션에서부터 sns따라쟁이가 되어버린, 그래야만 센스있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남과 다르고 싶지 않은, 혹은 그렇게 따라해야만 정상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가을날, 자연스럽고 악의 없는 미아의 행동이 온 마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아니, 미아의 행동이라기보다는 이 마을에서 가장 예쁜 아나이스의 행동이 마을을 변화시킨 것이다.

정말 자연스럽고 악의 없이 미아가 아나이스에게 빌려준 분홍귀고리, 하지만 아나이스의 귀에서 그 귀고리가 찰랑거리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 한 둘이 분홍귀고리를 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소녀들이었지만 겨울이 되자 엄마들, 할머니들까지 분홍귀고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귀고리를 한 사람만의 모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듬해 봄 부활절에는 루시엥씨가 분홍귀고리를 한 사람들에게 산딸기맛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자 치즈도, 토마토도, 올리브도 분홍귀고리를 한 사람들만 살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분홍귀고리가 눈에 띄도록 검정색 옷만 입기 시작했는데…….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다 분홍귀고리를 한 것은 아니었다. 미아의 아랫집 사람들은 분홍귀고리를 하지 않았다. 늘 유쾌했던 아랫집은 분홍귀고리로 인해서 불행하게 된다.

비슷한 머리모양, 비슷한 색의 옷, 화장기 없는 사람들, 이 모두가 분홍귀고리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행복할까?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같은 귀고리를 하고 같은 머리모양, 비슷한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그 공동체에 소속이 되어있으며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다수와 다른 미아의 아랫집 사람만 소외시키는 마을 사람들.

이 때 미아의 동생이 용기를 내는데…….

 

우리도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물건과 색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하는 동화이다. 다수의 군중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며 그 군중 속에 들어가야만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말이다. 마음 속으로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의 모습이 미아의 마을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분홍귀고리는 우리 사회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상징한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빈부의 차이로 성적의 차이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별 모임을 만들어 편가르기를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별모임에 들어가기 위해서 또 어떤 가면을 쓰고 살고 있을까?

 

우리 사회의 분홍귀고리와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를 주는 색다른 동화책, ‘분홍귀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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