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센티미터 웅진책마을 113
이상권 지음, 째찌(최현진)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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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상권 작가는 오래전에 작고 깡마른 아이가 쓴 글을 읽게 되고 이 동화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트라우마란 심한 정신적 혹은 육체적인 충격을 겪은 뒤에 나타나는 공포를 말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트라우마는 극복하기 힘들고 그로 인한 주변의 시선이 트라우마 이상으로 힘들게 만든다.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칫하면 평생을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의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변, 특히 가까운 사람들의 관심과 이해가 더 필요한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트라우마와 그 트라우마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힘들어하는 주인공 시하의 이야기이다.

설라딘 헤어숍에서 커트를 하던 도중, 설라딘의 실수로 시하의 귀에 상처가 나게 된다. 그 뒤로 시하는 가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더는 미용실을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기르게 된다.

 

남자는 씩씩하게 걸어야한다.

남자는 핑크색을 좋아하면 안 된다.

남자는 머리를 길러서는 안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남자와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고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하는 긴머리카락으로 가족과 친구들, 동네 사람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시선을 받게 된다. 머리카락이 길다는 이유로 여자로 오해 받기도 하고 놀림 당하기도 한다.

시하에게 이런 트라우마를 준 설라딘 역시 괴로워한다.

살다보면 사람들마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엄마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소아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문제가 생겨서 재수술을 해야하는 재은이를 보면서 다시 한번 더 용기를 내게 된다. 과연 시하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남자답게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꿈꾸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수많은 편견 속에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상처가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며 힘들게 하기도 한다.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의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다면 트라우마에세 벗어나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지 않을까?

 

초등학교3,4학년에게 추천하는 이 책은 어른이 내가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듯 했다. 따뜻한 시선과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 보고 자신에 대한 사랑이 건강한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 준 동화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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