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마을의 푸펠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유소명 옮김, 노경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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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마을의 푸펠 -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

 

이 그림책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그림책일 것이다. 한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각 분야를 가장 잘 그리는 작가들이 모여서 그린 것과 펀딩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따스한 느낌의 표지와 이런 특이한 스펙에 이끌려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굴뚝마을의 배달부가 심장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된다. 떨어뜨린 심장으로 인해 쓰레기 사람이 굴뚝마을에 나타난다. 할로윈 데이라 아이들은 처음에는 쓰레기 사람이 분장한 자신의 친구인 줄 알았지만, 축제가 끝난 후에는 진짜 쓰레기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욕설을 퍼부으며 도망친다. 마을에서 홀로 외톨이간 된 쓰레기 사람에게 오직 루비치만이 그에게 다가오고 '푸펠'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 이후 루비치와 푸펠은 항상 같이 놀았지만 안토니오 일당이 루비치를 괴롭히기 시작하면서 루비치는 결국 푸펠의 곁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며칠 뒤, 푸펠은 루비치를 데리고 풍선을 잔뜩 달은 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루비치에게 별을 보여준다.

 

처음 책의 결말까지 보고 다시 책을 읽었을때 소름이 돋을 수 밖에 없었다.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완벽하게 짜여있었기 때문이다. 그 어느 장면도, 대사도 허투로 쓴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책의 결말의 복선이었다. 정말이지, 동화책의 이야기가 왠만한 잘 쓴 소설만큼, 아니 그 보다 더 탄탄하고 치밀한 것이 정말 대단했다. 이 책을 통해서 아무리 어린아이가 읽는 동화책이이지만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하는 것을 내게 알려준 책이었다.

 

이 책은 푸펠과 루비치, 그리고 별을 통해서 진실에 대한 철학을 잘 드러내고 있다.

 

"믿는 거야. 비록 혼자가 된다고 해도."

 

루비치의 아빠는 예전에 바다에 나갔을 때 '별'을 본 사람이다. 이 이야기를 마을 사람에게 해주었지만 마을은 굴뚝의 연기로 인해 '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빠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죽을 때까지 '별'의 존재를 믿었고, 이것을 아들인 루비치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루비치는 자신의 친구 푸펠을 통해 '별'을 보게 된다.

 

비록 '별'은 '연기'에 가로 막혀있다. 그러나 분명히 '연기'넘어에는 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진실이다. 비록 '별'이 연기에 막혀있지만 루비치의 아빠는 '별'의 존재를 믿었고, 루비치 또한 '별'을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둘은 '별', '진실'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현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으로 다수가 믿는 믿음으로 인해 소수의 진실이 외면 당한 경우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진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이것을 믿고 증명하고자 하는 소수의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가리고 있었던 '연기'넘어에 있는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연기'에 가려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진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진실'을 믿는 푸펠과 루비치같은 사람들이 있이 때문이다.

 

이 책의 단점은 굉장히 찾기 힘들다. 왜냐하면 작화도 완벽하고 스토리도 탄탄한, 정말 보기 드문 명작이기 때문이다. 특히 책 중간에 나오는 밤하늘을 그린 장면은 정말로 예술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동화책이 단지 어린이들만 책이 아니라, 청소년과 어른들에게도 뜻깊은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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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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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여러 가지로 내게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처음에 이 책을 사게 된 계기는 벚꽃이 만발한 화사한 표지와 호러풍의 제목의 조합이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표지와 제목의 조합인데도 이 책의 스펙(?)은 정말로 굉장했다. 이런 점들에 호기심이 생겨 계획도 없었던 책을 사게 되었다.

줄거리는 반 내에서 자발적 은따인 나는 병원에서 '공병문고'라는 책을 보게 된다. 그 안에는 췌장에 이상이 생겨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그 주인공은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인, 그와 반대로 밝고 인기가 많은 여학생, 사쿠라였다.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 ''는 계속 사쿠라와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고 12일 여행을 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낸다. 갑작스러운 조합으로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반 친구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는 사쿠라에 대한 나의 마음을 깨닫게 되고 문자 하나를 보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사람들이 예상하기 힘든 방향으로 결말을 냈다. 개인적으로 결말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결말이 사쿠라의 마음과 생각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와 사쿠라의 삶을 통해서 유리가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삶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나눌 수 있다.

P.20

 “글쎄?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이를테면 비밀을 알고 있는 클래스메이트도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없지는 않다, 라고 할까.”

근데 지금 그걸 안 하고 있잖아. 너나 나나 어쩌면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는 너나 나나 다를 거 없어, 아마도. 하루의 가치는 전부 똑같은 거라서 무엇을 했느냐의 차이 같은 걸로 나의 오늘의 가치는 바뀌지 않아. 나는 오늘, 즐거웠어.”

만약 우리에게 시한부 인생이 닥쳐온다면 뭔가 거창한 일을 해야할 것 같다. 그러나 사쿠라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가치와 삶의 기쁨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지금 이 시간에 내가 하는 일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었다. 스피노자의 유명한 말,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아마 일상의 가치를 아는 사쿠라를 잘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P. 221~222

 

너에게, 산다는 것은, 뭐야?”

 

산다는 것은…….”

 

…….”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누군가를 인정한다, 누군가를 좋아한다, 누군가를 싫어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즐겁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짜증난다,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 누군가를 껴안는다, 누군가와 스쳐 지나간다. 그게 산다는 거야.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하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는 싫어하는 나, 누군가와 함께하면 즐거운데 누군가와 함께하면 짜증난다고 생각하는 나. 그런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있어. 그래서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어, 나 스스로 선택해서 나도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것처럼.”

사쿠라는 '산다는 것'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이 소설 전체에서 잘 나타나있다. 내성적이지만 생각이 깊고 침착한 성품을 가진 나는 밝고 외향적인 사쿠라에게서 타인과 지내는 법을 배운다. 이것은 ''의 이름을 통해서 잘 드러난다. 처음에 ''는 다른 사람에게서는 ㅇㅇ한 클래스메이트로 불린다. 그리고 본인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절대로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의 후반에는 사쿠라의 절친인 교코가 ''의 이름을 부르고 ''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 이것을 통해 ''의 인간관계가 사쿠라를 통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사쿠라는 밝고 인기가 많지만 덜렁거리고 꼼꼼하지 못한다. 그래서 ''를 통해 그의 침착함을 배우기 원했다. 서로 다른 면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부족한 면을 배우고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이 서정적으로 잘 나타나있다. 둘은 서로를 통해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를 벗어났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청춘연애성장소설이다. 그냥 로맨스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주인공들의 성장이 너무나도 잘 담겨있다. 그리고 주인공인 사쿠라가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소설 중간에 반 아이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는 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헤헤 웃기만 할 뿐. 물론 는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이 부분이 읽을 때 마음에 걸렸다.

 

읽을 때도 벚꽃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에 흐뭇해지지만 읽은 후에도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아름다운 긴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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