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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노래 - 2013년 제4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니체가 왜 기독교를 역겨워했는지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갔다.
이 책의 세계에서 선인이란, 무력한 피해자 혹은 죄책감에 사로잡힌 가해자일 뿐이다.
그래서 선이란 일종의 고통으로만 체험되어질 뿐이다.
그 사이에 욕망은 사랑이고, 그 사랑에 강간은 필연이라는 논리까지 이 소설은 전제한다. 그래서 남성은 죄인이지만 그것은 자연의 이치가 되고, 순수한 여성은 파멸되고.... 흐악... 아, 지겹다. 저 세대의 한국 문학은 왜 매일 똑같은 얘기만 하지? 한번만 들어도 몸서리 쳐지는구만.
난 하도 사유하는 치밀한 문장 운운 해서, 철학적 사유나 질문이 있는 소설일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게 그저 상수일 뿐.
분명히 뛰어난 문장과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이런 소설이 나오려면 흔치 않은 재능과 헌신에 가까운 노력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 결과물에 이렇게나 새로운 질문이 없이 하던 얘기 또 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문도 장식일 뿐이고, 역사적 알레고리도 퍼즐 맞추기일 뿐이다.
아, 가장 아까운 건 그래도 이 책 산 데 쓴 내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