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되는 책은 그야말로 '큰 맘 먹고 지르는' 수 밖에 없다.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많은 책들이 그랬다. 고대문명 시리즈도 그랬고 세계문화유산 시리즈도 그랬다. 그런데 고대문명 시리즈도 세계문화유산 시리즈도 조금 실망스러웠다. 겉보기에는 무척 화려하고 대단한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 고유명사 표기에 고민이 부족한 경우가 적잖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미솔로지카>도 같은 이유에서 아쉽다. 시각적 편집에만 너무 정성을 쏟았다는 느낌이다. 역시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번역 작업이 그 노고에 대한 마땅한 인정과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번역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참 미안한 일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되는 책이라면 좀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았을까 싶다. 예컨대, 

"그들 설화를 다시 이야기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독자들에게 에스키모 인 특유의 목소리를 듣게 하기 위해 그 편집을 억제하는 것이다." (본문 중 332-333) 

원문을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오역은 아닌 듯하다. 다만 한국어로 읽기에는 너무 부자연스럽다. 내 한국어 솜씨도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 이 정도 문장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독자들이 에스키모인 특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가급적 편집을 절제하는 것이 그들의 설화를 전하는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이건 분명 역자 한 사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출판사에서도 함께 신경을 썼어야 하는 문제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역자에게 열악한 환경에서는 이 정도 번역을 해냈다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역자들 스스로가 좀 더 분발할 필요도 있겠다.  

책은 대체로 참 멋지다. 특별히 돈이 아깝다거나 뭐... 그럴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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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2-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의 나무 책들이 그런면에서 악명이 높지요. 더 괴로운건 늘 비싸게 팔아서(이 부분은 이해가지만 ) 다음해에 염가로 팔아먹는다는거.. 제값 주고 산 사람 속 끓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