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조르바의 인생수업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조르바의 인생수업

저자 : 장석주

출판사 : 한빛비즈


이 책의 저자 장석주 시인은 [그리스인 조르바]와의 만남을 회상하면서 이 책을 열고 있다. 당시 그는 무능하고, 소심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방황하는 젊은이의 한 명이었으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고 했다. 그의 넋두리는 수 많은 이 시대의 젊은 청춘들과 닮아 있다. 아니 나의 20대 모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장석주 시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제법 많은운명의 책반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올려 놓고 있다고 했다.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만났던 곳은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대에서 였다. 당시 제대를 얼마 안 남기고 나 또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던 그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이 책은 나에게는 많은 소설 책 중 한 권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의 문장들은 그저 여느 텍스트에 불과 했다.


내가 다시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난 시점을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2004년 딸아이가 태어나고 부터 시작된 출장인생은 자연스럽게 그간 다소 멀어졌던 독서와 가깝게 되는 계기가 된다. 당시 일본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가져갔던 책 중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었다. 당시는 책을 구매해서 읽던 시절이 아니라 책에 밑줄을 그을 수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접어 놓을 수도 없어 가지고 다니던 노트에 하나 하나 옮겨 적으며 책을 읽었다. 그렇게 조르바의 문장은 나에게로 왔다. 마치 가질 수 없는 환상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20대에 시작해서 반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나의조르바 읽기에 관한 책이라고 말한다. 그는 조르바가 던진 수 많은 어록을 우리 삶 순간 순간에 견주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자신은 그저 그것을 정리했다고 했다. 그래서 책은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눠 1부는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문장을 발췌해 그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옮기는 형식으로 구성했고 2부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생애와 문학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담아 놓았다. 편집자는 이 책을 반양장으로 구성했다. 반양장은 양장이 주는 무겁고 중후한 느낌과 일반 책의 경쾌한 느낌의 중간에 위치한다. 마치 니코스 차잔차키스와 조르바를 함께 표현한 느낌을 책에서 받는다. 또한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책 속에 여백이 많다. 이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듯 [그리스인 조르바] 원문을 읽고 여백이 주는 생각의 시간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음표와 쉼표가 만나 아름다운 음악으로 태어나듯 이런 류의 책은 원문과 여백이 만나 행간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고 나는 느낀다.


책 속에는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밑줄 쳤던 문장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장석주 시인을 통해 새롭게 발견해낸 문장도 있다. 아마 기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고 그 속에 담긴 문장들에 빠져보았던 사람들이라면 나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 책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이 한번 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게 하는 효과도 덤으로 주지 않을까 싶다.


조르바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자유와 행복을 떠올리지 않을까? 조르바에게서 배운 행복을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행복이란 얼마나 단순하고 소박한 것인지 다시금 느꼈다. 포도주 한잔, 군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 단지 그뿐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행복이 있음을 느끼기 위해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 p88


노래하는 멘토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 세종에서 엘론 머스크까지
고평석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

저자 : 고평석

출판사 : 한빛비즈

 

에드워드 카는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기념비 적인 문장을 남겼다. 이 문장 속에서 과거와 현재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 의존적이다. 과거를 과거답게 만들고 현재를 현재답게 만드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 즉, 소통을 통해 가능한 것이라고 나는 이 문장을 읽을 때 늘 생각한다. 그래서 지나간 과거를 복기하는 것은 언제나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임에 틀림 없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이었다. 컴퓨터의 상용화와 IT 인프라의 급속적인 발전이 공장 자동화라는 3차 산업 혁명 시대를 열었다면 IOT, 빅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화두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아직 걸어보지 못한 길을 열려고 준비 중에 있다는 것이다. 과연 새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우리는 상상할 수 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를 들여다 보면 우리의 상상을 조금은 더 구체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책의 저자는 4의 물결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다. 엘빈 토플러가 [ 3의 물결]이라는 책에서 새로운 시대를 지식과 정보의 혁명이라고 정의했는데 아직 4의 물결을 무엇으로 정의해야 할지 조차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제 4의 물결은 조금씩 우리에게 밀려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가 던진답은 역사에 있다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책은 전체가 5개의 장으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기술뿐 아니라 문화, 트렌드, 변화에 이르기 까지 폭 넓은 시각으로 현재의 흐름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그 흐름이 과거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통찰 함으로써 독자의 가독성을 높인다. 저자가 인용한 과거의 역사들은 우리가 한번씩 접해본 이야기이지만 그 역사를 현재의 변화들과 연결시킨다는 것은 대단한 식견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책 초반에 등장하는 이메일과 메신져 부분이 좋을 예가 될 것이다.


이메일은 작성하는 동안 수정이 가능하다. 의사소통에 앞서 생각할 기회도 많다. 다른 동료에게 의견을 구할 수도 있다. 메신저는 전혀 다르다. 둘 사이의 차이는 마치 녹화 방송과 생방송의 그것과 같다.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실수 가능성이 크다.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 p18


이와 같이 책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 소재들이 역사라는 양념에 의해 다채로운 맛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또한 최근 유행했던 인문고전 읽기와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책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쉽게 읽힌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 일 것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실제로 같은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글 때 결코 같은 물에 다시 발을 담글 수 없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흐르는 물은 이미 흘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결국 역사는 이미 지난 과거다. 다만 그 역사를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서 새롭게 받아 들일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질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현재 진행중인 다양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과 더불어 역사의 한 토막을 확장시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노래하는 멘토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임 대 프레임 - 프레임으로 바라본 19대 대선 주자 비교 분석 가이드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프레임 對 프레임

저자 : 조윤호

출판사 : 한빛비즈

서울대 최인철 교수는 그의 책 [프레임]에서 프레임을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라고 정의 했다. 프레임이라는 것의 사전적 정의가 창문이나 액자의 틀, 혹은 안경테이고 이것들은 모두 어떤 대상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프레임은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중에서 특정 장면이나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고 그는 덧붙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프레임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라 볼 수 있고 결국 내가 가진 프레임의 크기만큼만 세상을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프레임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내 프레임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바로 내가 자라온 환경,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에 의해 프레임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부모와 가족, 성장하면서 관계 맺는 친구, 학업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스승들이 나의 프레임을 넓혀 주기도 하고 좁혀 주기도 하며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프레임을 틀어 놓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프레임은 내가 보지 못하는 다른 쪽의 프레임에 반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반감은 결국 편향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오늘날 그것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수 많은 언론사들에서 쏟아내는 뉴스가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박근혜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책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진보와 보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을 정확히 보기 위해 독자에게 언론의 프레임 전쟁을 한 발 위에 서서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 언론의 어깨 위에서 프레임 전쟁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라고 말이다. 고로 이 책은 정치 뉴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넓혀줄 목적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정치를 논하는 것을 싫어한다. 물론 국민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치라는 주제에 있어서 만큼은 자신이 가진 프레임이 자신과 반대되는 프레임을 만나게 되면 그 프레임이 커지기 보다 작아지는 경향을 느꼈기 때문이다. , 정치 이야기 하면 할수록 나 스스로는 더 편향적이 되는 경험을 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흥미를 느꼈던 이유는 헌정사상 유래 없었던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국과 그 정국을 통해 차기 대선을 꿈꾸는 사람들을 언론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것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보니 국내 언론 보도를 많이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은 국내를 대표하는 언론으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신문을 골랐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으로 2017년 조기 대선이라는 정국에서 주목 받고 있는 문제인, 안희정, 이재명, 유승민, 안철수 같은 대선후보들과 한때 주목 받았으나 프레임에 갇혀 어쩔 수 없이 떨어져나간 반기문, 김무성, 박원순 같은 정치인들의 뉴스와 해설을 담고 있다. 책 자체는 우리가 많이 보아오던 기사와 화재 거리로 구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한편으로 이 책 또한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각각의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프레임을 더 좁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최대한 양대 진영의 프레임을 적절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벌어졌던 정치적 이슈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 세계가 극찬한 아름다운 촛불집회를 통해 대한민국이 이번에 겪었던 일은 큰 상처임에 틀림 없으나 그 상처는 성숙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어쩌면 이 책은 시민들의 정치 의식이 더욱 성숙해 지기 위해 언론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대한 질문인지도 모른다.

뉴스와 방송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가차없이 브로드케스트(Broadcast)한다. Broadcast라는 것은 근본이 무엇인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사가 아닌 받아들이는 청자(聽者)의 역할이 중요해 진다. , 뉴스를 어떻게 받아 들일 것 인가 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무리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라고 해도 그림을 코앞에 가져다 놓고 그 그림을 감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시회마다 작품을 감상하는 라인을 그려 놓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 라인 바깥에서 그림을 볼 때 작품이 주는 의미를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뉴스와 방송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만든 다양한 프레임을 던진다. 그런데 그 프레임을 받아들여 내가 가진 프레임의 크기를 늘릴 것인가 아니면 더욱 좁혀 편협하게 만들 것인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며 그런 삶을 리드해줄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멘토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 경쟁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나다
하수정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저자 : 하수정

출판사 : 한빛비즈

누군가에게 북유럽 하면 떠 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크게 3가지 정도를 이야기 할 것 같다. 첫째가 핀란드식 교육이고 둘째는 아름다운 환경과 그것을 지켜가려는 노력이며, 마지막으로 레고, IKEA, H&M, 볼보와 같은 DNA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들이 북유럽식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글로벌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지 최근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대두되면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북유럽식 사회주의와 노키아와 같은 거대 기업이 쓰려졌음에도 오히려 이전 보다 더욱 강한 스타트업을 만들어내는 저력. , 정치와 경제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북유럽 관련된 책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두드려 보면 대부분이 여행에 관련된 서적이다. 여행 관련 서적이 많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 볼 것이 풍부하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북유럽이라고 하면 여행하기 좋은 관광지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행정보 만으로 특정한 곳의 문화를 이해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그 대상이 북유럽이라면 그 아쉬움이 더 커지지 않을까? 앞에서 언급했지만 북유럽의 교육이나 복지, 비즈니스 환경 나아가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낸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보다 폭 넓은 주제를 다룬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는 폭 넓은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북유럽을 이해하기 위해 6가지의 관점을 제시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보면 3가지로 요약이 가능해 보였다. 첫째가 경제와 기업이고 둘째로 정치와 복지며 마지막으로 그들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하나씩 책을 들여다 보자.

우선 첫째로 북유럽의 경제와 기업이다. 특정 국가의 기업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이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 국가의 격()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핀란드의 거대기업 노키아의 몰락을 화두로 던지며 과연 한국의 삼성이 같은 운명에 처한다면?’ 이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핀란드는 노키아의 몰락을 다양한 스타트업의 기회로 삼았다. 또 철저하게 기업이 아닌 그 기업을 움직이는 노동자의 관점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경영자들을 소개하며 노블래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결국 신뢰에 기반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업이 해야 될 역할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와 복지다. 북유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한 복지다. 2017년부터 핀란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복지 실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북유럽 대부분 국가는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일반화 되어 있어 진정 복지의 천국으로 불린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복지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그 복지를 무엇에 의해 실현시키는지는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복지가 좋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부담해야 하는 세율 또한 살인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사람들은 자신이 내는 세금에 크게 불만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내는 세금이 쓰여야 될 곳에 정당하게 쓰이고 있음에 대한 신뢰에 기반하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북유럽의 문화를 들여다 본다. 사실 문화라는 것은 누군가를 따라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가진 네모난 관점이 서로 부딪히고 무뎌지며 둥글게 되는 과정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저자는 스웨덴에서 공부했던 경험과 다양한 체험, 여행을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특히 북유럽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라는 부분에서 북유럽에 속한 나라마다 그 나라의 특성을 담은 단어를 소개하면서 북유럽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가 기자로 활동하고 있어서 일까 글이 투박하지 않고 매끄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주제들 중간 중간 흐름이 끊어지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사탕약속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갑자가 스웨덴 어린이들의 성숙함으로 다시 사탕으로 돌아가는 부분이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유럽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은 북유럽이라는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닐스보어라는 물리학자가 있었다. 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양자역학을 정립한 덴마크의 물리학자이면서 아인슈타인과 과학적 논쟁을 벌였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아인슈타인이 스타 물리학자였던 반면 보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물리학계에서는 존경 받는 스승으로 남아 있다. 왜냐하면 보어가 1921년 덴마크의 칼스버그 재단에서 설립한 닐스 보어 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후진을 양성한 반면 아인슈타인은 그 스스로는 뛰어났지만 그 누구도 그의 이론을 지속적으로 계승한 학파를 만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사회적 인프라의 문제라고 본다. 보어에게 그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다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국가가 있었던 반면 아인슈타인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책을 덮으며 표지에 있는 경쟁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나다라는 카피가 더욱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이 된다.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려는 노력이 북유럽이 가진 진정한 경쟁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노래하는 멘토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저자 : 남정호

출판사 : 김정호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꼽을 것이다.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가 UN에 입성하면서부터 다양한 책과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물론 나도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한 책을 두 권정도 가지고 있다. 책은 주로 그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이 책도 그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완전히 접근이 틀리다. 이 책의 저자는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이라는 사람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틀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현재 무슨 일을 해 내고 있는지 과연 세계는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한국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부족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 책의 집필 동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많은 한국사람들에게 물으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반기문 사무총장이 거론되곤 한다. 그 이유를 물으면 그가 한국인으로 세계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UN 사무총장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한국의 위상을 높여 주기 때문이라고 흔히들 답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가 보여주는 사무총장이라는 직위와 권위가 아니라 그가 사무총장으로서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안 이슈를 어떤 리더십으로 돌파해 내고 있고 그것에 대해 역사가 어떤 판단을 내 놓는가를 통해 그 사람을 마음속에서부터 존경해야 옳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진정 반기문이라는 한국이 낳은 위인을 마음속에서 존경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책은 2006년 한국인 사무총장의 탄생에서부터 비교적 최근 반 총장의 행보까지를 담고 있다. 특히 취임 초반 그에 대한 서구 언론의 공격이 제법 심했다는 부분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국내에 잘 전달되지 못해서 일까 그저 막연히 사무총장으로서 업무를 훌륭하게 잘 하고 계시겠구나 했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예로 2009 6,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기사를 보면 그가 느꼈을 마음고생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전 사무총장도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반 총장은 실패라는 면에서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중략> 그는 인권 보호를 위해 용감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대신 명예 박사 학위나 챙기기 위해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다. 생각도 잘 나지 않는 성명서나 내고 자신의 영향력을 낭비한다.” - p28

최고수준의 악담이 분명하다. 임기 초반부 받았던 이런 평가를 뒤로하고 그가 재임했을 때 UN총회에서 총회 개최국 대표 자격으로 이뤄진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연설을 보면 사무총장으로서 그의 노력이 전세계를 감동 시켰음을 느낄 수 있다.

반 총장은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지도자로, 어떤 누구도 유엔 사무총장이란 자리에 대해 반 총장만큼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반 총장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 사태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단연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입니다.” –p372

또 책에는 반 총장의 아시아적 가치로 세계의 지도자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일화가 나온다. 과거 미소의 냉전이 종식되면서 전세계가 겪고 있는 인종, 종교, 경제등 다양한 문제를 그만의 뚝심과 철학으로 돌파하는 일화들을 보면서 이렇게 훌륭한 지도자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를 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반기문이라는 존재가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고 했다. 자고로 미움보다 나쁜 것이 무관심이다. 반기문 총장 아니 더 나아가 유엔에 대한 한국인의 무관심은 국제사회에 대한 참여과 지원에 한국민들이 소극적 자세를 취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결과적으로 반기문 총장의 보폭을 좁히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외교관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그의 임기 내에 지구촌을 보다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려는 노력에 그와 같은 국가의 국민에 한 사람으로써 지지를 보내야 함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한다.

지구촌 언론과 이들의 영향을 받은 외교관들은 반 총장을 공격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는 국제적 현안에 대해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강도 높게 이야기해왔다. 반 총장은 옳은 이야기를 할 뿐 아니라, 그의 참모와 회원국 그리고 지구촌 사람들에 필요한 일을 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금껏 강한 원칙주의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 이안 윌리엄스

노래하는 멘토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