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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의 인생수업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조르바의 인생수업
저자 : 장석주
출판사 : 한빛비즈
이 책의 저자 장석주 시인은 [그리스인 조르바]와의 만남을 회상하면서 이 책을 열고 있다. 당시 그는 무능하고, 소심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방황하는 젊은이의 한 명이었으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고 했다. 그의 넋두리는 수 많은 이 시대의 젊은 청춘들과
닮아 있다. 아니 나의 20대 모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장석주 시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제법 많은 ‘운명의 책’ 반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올려 놓고 있다고 했다.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만났던 곳은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대에서 였다. 당시 제대를 얼마 안 남기고
나 또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던 그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이 책은 나에게는 많은 소설 책 중 한 권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의 문장들은 그저 여느 텍스트에 불과 했다.
내가 다시 [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난 시점을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2004년 딸아이가 태어나고 부터 시작된 출장인생은 자연스럽게 그간
다소 멀어졌던 독서와 가깝게 되는 계기가 된다. 당시 일본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가져갔던 책 중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었다. 당시는
책을 구매해서 읽던 시절이 아니라 책에 밑줄을 그을 수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접어 놓을 수도 없어
가지고 다니던 노트에 하나 하나 옮겨 적으며 책을 읽었다. 그렇게 조르바의 문장은 나에게로 왔다. 마치 가질 수 없는 환상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20대에 시작해서 반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나의 ‘조르바 읽기’에 관한 책”이라고 말한다. 그는 조르바가 던진 수 많은 어록을 우리 삶 순간
순간에 견주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자신은 그저 그것을 정리했다고 했다. 그래서 책은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눠 1부는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문장을 발췌해 그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옮기는 형식으로 구성했고
2부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생애와 문학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담아 놓았다. 편집자는 이
책을 반양장으로 구성했다. 반양장은 양장이 주는 무겁고 중후한 느낌과 일반 책의 경쾌한 느낌의 중간에
위치한다. 마치 니코스 차잔차키스와 조르바를 함께 표현한 느낌을 책에서 받는다. 또한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책 속에 여백이 많다. 이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듯 [그리스인 조르바] 원문을 읽고 여백이 주는
생각의 시간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음표와 쉼표가 만나 아름다운 음악으로 태어나듯 이런 류의 책은 원문과
여백이 만나 행간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고 나는 느낀다.
책 속에는 내가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밑줄 쳤던 문장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장석주 시인을 통해 새롭게 발견해낸
문장도 있다. 아마 기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고 그 속에 담긴 문장들에 빠져보았던 사람들이라면 나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 책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 책이 한번 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게
하는 효과도 덤으로 주지 않을까 싶다.
조르바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이 자유와 행복을 떠올리지
않을까? 조르바에게서 배운 행복을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행복이란 얼마나 단순하고 소박한 것인지 다시금 느꼈다. 포도주 한잔, 군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 단지 그뿐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행복이 있음을 느끼기 위해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 p88
노래하는 멘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