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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두 개 ㅣ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어쩌면 이 소설은 꿈을 꾸지 않는 아이와 꿈을 꾸는 아이가 서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결말이 예정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꿈이라는 시공간을 설정하고, 그들은 또 각기 다른 꿈을 꾸지만 그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 사이에는 환한 빛이 계속 감돌기 때문이다.
방학 동안 엄마를 도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와 수 년을 함께 해 온 친구를 잃은 '나'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들인지도 모르겠다. 각자만의 고독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인지도.
작가는 평범할 것 같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그들이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함을, 그리고 그들은 곧 평범한 우리일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소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흐르다가 쿠키 두 개를 사러 온 어린 아이의 부모에게, 반 친구들에게 오해를 사고 상처를 받는다. 이것 또한 우리 삶에 있어서 흔히 있는 일 아닐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오해를 사고, 오해를 하는.
친구를 잃은 슬픔을 오롯이 마음으로만 감싸 안고 있는 '나'도 마찬가지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슬픔을 우리는 모두 하나 쯤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서로의 상처와 슬픔을 쿠키 같은 것으로, 그 고소하고 달콤한 것으로 치유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결국 서로 만나고 서로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면 그것이 우리 삶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닐까.
그리고 그 치유의 사물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것임을 작가는 '쿠키 두 개'를 통해 말하고 있다.
반 아이들에게 쿠키를 나눠 준 것도, 꼬마에게 쿠키를 선물한 것도 모두 그냥이었다. 그러고 싶었고 그게 전부였다. 어떤 목적이나 이유 따위 없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단순한 마음을 믿지 않는 걸까? 의심하고 질타를 보낼까?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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