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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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 전 친구 생일 선물로 '스노우 캣'을 보내줬더니 '나같다'고 했다.

흠~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호어스트도 일부 '나같다.'

그래!

나 게으르고 심드렁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으며 나태하고 쓸데없는 일에 태평해서

심지어 이러한 것들을 즐기기까지 한다.

그게 뭐 어때서.

세상이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고 심지어 금요일이 없을때도 있지만 

내가 매일 금요일처럼 살면 되지. 

메~롱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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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F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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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을 보라. 얼마나 상큼한가?
그러나 제목만 그렇더라.

그런데 비타민 F라는게 있던가? A, B, C, D, E까지는 들어본 것 같은데...

 

 

 

 

<이 미지의 비타민 F에 대해서>

 

* 맛 :  매우 시고 쓰며 심지어는 불쾌하기까지 함.

 

* 구성 성분 : Family, Father, Friend, Fight, Fragile, Fortune

 

* 효능 : 잘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정신 건강에 도움(?)이라기 보다는 순화(?) 이것도 아니고...어찌되었든 잊고 있었던 중요한 것들을 다시 깨우치게 하며 감동을 동반한 눈물로서 묵은 찌꺼기들을 배출토록 도와줌.

 

* 부작용 : 다량 섭취하거나 잘못 복용하였을 경우 사람에 따라 우울증, 난폭증, 자포자기증, 체념증 등의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알려진 치료책은 없으니 사전에 주의요.

 

* 주의사항 : 어린이가 섭취하였을 경우 1회 복용했을 경우라도 위에서 말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최소한 사춘기 까지는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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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채지충 글.그림, 정영문 옮김 / 창해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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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평범한 존재로 만들 수 없다. 
 
우리가 찬성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바보 취급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실패의 길로 내몰 수 없다.
 

-내가 맡은 일을 잘 해낸다

-내가 원하는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다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내가 1m30cm밖에 뛸 수 없는데 3m위의 먹이를 노리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매우 공감. 그런데 사람들은 왜 3m의 먹이를 노리라고 하는지... 설령 불가능에 가가까운 노력이나 우연으로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먹이에서 오는 본능적인 만족감조차 느낄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람?)

이것이 바로 고양이의 본성이다.

-[고양이라면 어떻게 했을까?-1장 고양이의 본성] 중에서-

 

조용히 침묵하고 있다가 먹이를 잡을 때만 재빠르며 유연하고 게으르며 나태하나 우아한 고양이.

그러나 능력이 있어야만 마음껏 그르렁거리며 하품을 할 수 있다니

그냥 '개'로서 만족하면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능력을 갖출 수 없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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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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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 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말해 줄까? 만약 내가 그놈의 선택이라는 걸 할 수 있다면 말이야>
<뭔데? 말 좀 곱게 하라니까>

<너 '호밀밭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는다면'이라는 노래 알지? 내가 되고 싶은 건......>

<그 노래는 '호밀밭을 걸어오는 누군가와 만난다면'이야> 피비가 말했다.

<그건 시야. 로버트 번스가 쓴 거잖아>

<로버트 번스의 시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어>

 

그렇지만 피비가 옳았다. <호밀 밭을 걸어오는 누군가와 만난다면>이 맞다. 사실 난 그 시를 잘 모르고 있었다.

<내가 '잡는다면'으로 잘못 알고 있었나 봐> 나는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p229-230)] 중에서 -

 

위 대목은 한 때 내가 삶의 지침서로 삼았던 대목이다. 나도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리라 아니 그래야만 훌륭히 내 일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때는 왜 몰랐을까?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다는 건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내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절벽으로 떨어질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더군다나 재빨리 붙잡아 주는 것이란 서둘러 미리 다가가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게 꼭 알맞은 순간에 재빨리 붙잡아 주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이봐, 홀든. 그래서 자네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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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지음, 황보석 옮김 / 문이당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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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읽었을 땐 끈적끈적하고 악취나는 삶의 모습들이 짜증나고 지칠줄 모르는 언어구사가 구슬이 잔뜩달린 머리 두건처럼 거추장스러웠다. 책 뒷 표지를 장식한 각 언론사들의 극찬이 이해할 수 없었고 번역의 문제인가 오해하기도 했었다.

이제 다시 읽은 지금 여전히 삶은 때로 악취가 나고 한 여름의 오후처럼 끈적거리는 불쾌감, 더위와 습기들로 가득차있지만 깊은 연못의 진초록처럼 어쩔 수 없이 푸르고 푸르기에 애잔하고 눈물 겨우며 안아주고 싶다.

 

 

그녀의 하나뿐인 소설은 독특하고 신비로우며 실험적인 언어들의 민속춤이다 . 이를테면 내가 키보드를 치고 있는 이 손가락은 25년 전 어머니의 자궁을 뚫고 나와 처음 세상에 손짓하던 첫 대사였으며, 초등학교 2학년 때 시험에서 5개 틀렸다고 아버지께 매를 맞아야 했던 지금도 그렇고 그 당시에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체벌의 피해자였으며, 사진을 찍을때나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방랑자이며, 어느 한 순간 낯선 타인의 따뜻한 감촉을 못잊어 그리워하는 연인이며, 알 수 없는 미래에 육체가 생을 다한 후 가슴위에 살포시 올리워져 마지막 영혼의 고동소리를 느낄 최후의 동반자이다. [타임]지의 표현대로'패러디와 반복과 놀라운 비유가 돋보이는 그녀의 산문은 연인의 얼굴처럼 기억에 남을 만하다.' 그녀의 머리 속에서는 어떤 것들이 흘러 넘치기에 이런 이야기들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그녀의 언어는 깊은 연못에 홀로 핀 붉은 연꽃처럼 선명하고 화려하나 긴장되며 애처롭다.

 

 

러브인 도쿄의 분수머리와 노란 공항드레스의 라헬과 뾰족한 베이지색 구두와 부풀린 머리의 에스타 대사, 그들 이란성 쌍둥이의 어머니이자 여인인 아무, 그리고 그들의, 작은 것들의 신-벨루타.

누구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그러나 현실이기에 TV드라마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었던 아예메넴의 자식들. 사람이 그러하듯 완벽하게 선하지도 악하지도 못해서, 운명이 늘 우리의 편이 아니기에 부적절한 순간에 만나고 더욱 부적절한 순간에 엇갈려서, 짧게 행복하고 오랫동안 슬퍼해야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사람들... 모두 연약한 한낱 인간일뿐인데 나는 어째서 유독 '막내코차마'에게만은 너그러울 순 없는지. 인생이란 복잡하게 맞물려있는 수레바퀴와 같아 하나만 고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닌 줄 알면서도 '막내코차마'가 이때 이러했으면 최소한 마지막에 저러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들에게 너무 깊게 감정이입을 해서였을까?  

 

 

이야기를 서술하는 언어와 달리 이야기는 진실되고 사실적이기에 매력적이나 가까이하고 싶지 않고 막상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소설이다. 세번째 읽게 되면 또 어떤 감상들을 털어놓게 될런지... 그러나 이 책을 다시 잡기까지는 시간보다 오랜 망설임이 있을 것 같다. TV 드라마의 뻔한 통속성을 알면서도 보게 되는 것은 그래도 마지막에는 다 잘되리라는 기분 나쁘지 않은 안도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TV 드라마의 엔딩처럼 가장 행복한 순간에 끝을 맺을 수 없기에 그 한 순간에 기쁨을 오랜 시간 아픔을 동반한 채 추억해야 한다. 지금 '아비 없는 불운한 후레자식들, 관대한 묵인 하에 살아가는 반쪽 힌두교도 잡종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내가 '늙지도 젊지도 않은, 그러나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 나이'가 되면 나는 세상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무척 더운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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