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빌라 302호 은재와 보리 취미에 진심 2
전정임 지음, 강혜영 그림 / 안녕로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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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 키우고 싶어 하는 은재. 그런 은재에게 단호하게 거절의 뜻을 밝히고 있는 엄마. 마치 우리 집 이야기를 적어 놓은 듯 했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새 가족이 들어오는 일이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죠.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유기견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그런 안타까운 사연들이 뉴스에 자주 나오니까 말이죠. 


우리 집 은재는 결국 강아지를 키우는데 아직 실패 중이지만, 무지개빌라 302호 은재는 성공을 했습니다. 

아빠 친구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 마리를 분양해 주기로 한 거죠. 예쁜 갈색 강아지를 선택한 은재. 은재는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이야기 중간중간 반려견을 맞이하는 자세부터 반려견들의 행동들이나 생활습관, 필요한 준비물 등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처음 반려견을 키우는 아이들에게 강아지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고 강아지들의 행동들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려주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책입니다. 

이야기를 계속 읽을수록 저도 마음이 흔들려 '아~ 강아지 키우고 싶다.'를 생각하게 할 정도였어요.


은재가 학교에 가고 없을 시간에 보리가 어떤지 옆집 할머니께서 말씀해 주고 계세요. 

"네가 학교에 가고 없을 때 말이야. 보리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자주 들린단다. 혼자 있어서 무서운 것 아니니?"


이 부분을 읽는데 예전 제가 어릴 적 강아지가 기억이 났어요. 그 때 저희 집에 온 강아지도 갈색 강아지였어요. 눈이 어찌나 초롱초롱한지 초롱이라고 이름을 지었답니다. 아기 강아지여서 너무 작고 통통하고, 보드랍고,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그런데 초롱이는 우리가 학교에 가 있을 시간엔 혼자 쓸쓸히 있다 보니 집에서 자고, 우리가 다 자는 한밤중에는 엄청난 하울링을 들려주곤 했어요. 일주일도 못 견디고 이웃들의 항의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어미 개가 있는 곳으로 돌려보냈었죠. 무지개빌라 302호에 은재와 함께 사는 보리를 볼 때마다 제 추억 속의 초롱이가 많이 생각났습니다. 이런 사연을 우리 집에 있는 은재는 이해 못 하지요. 😅


봄이 지나 여름으로, 또 가을로 접어들면서 무지개빌라 302호의 은재와 보리는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정들어 갑니다. 은재는 보리 덕질을 시작하죠. 강아지에 대해서 더 꼼꼼하게 알고 배우고 하면서 보리를 잘 키우려고 노력해요. 함께 캠핑도 가고, 운동회도 참가하는 모습들이 현재의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반려견과 함께하는 행동들과 닮아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반려견은 우리가 주인으로서 지켜줘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의 우리 가족이니까요.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갈 무렵 보리가 열린 문을 통해 사라졌어요. 애타게 보리를 찾는 은재와 친구들의 모습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시련 없이 매일 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보리를 잘 찾았고, 그렇게 은재와 보리는 시련을 겪으며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일인지 알게 해주는 안녕로빈의 무지개빌라 302호 은재와 보리. 정말 표지에서 느껴지는 만큼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무지개빌라 302호 은재와 보리의 이야기를 읽은 우리 집 은재는 여전히 강아지와 함께 하고픈 마음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 마음은 더 커졌지만, 이제 무작정 조르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엄마, 저는 조금 더 커서 제가 강아지를 잘 돌봐줄 확실한 상황이 되고 그런 마음가짐이 잡히면 그때 다시 도전해볼게요." 라고 말해줍니다.

왠지.. 몇 년 후 우리 집에도 보리와 같은 귀여운 가족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우리 집 은재의 책상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게 된 무지개빌라 302호 은재와 보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시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너무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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